정부의 예산을 집행하고 정산할 때 ‘회계연도(會計年度)’라는 말을 사용한다. ‘회계연도’란 회계의 편의를 위하여 설정한 일정 기간을 말하며 보통 1개년을 1회계연도로 삼는다. 우리나라는 1월 1일부터 그해 12월 31일까지를 회계연도로 정하고 있다.
회계연도와 달리 ‘학년도(學年度)’라는 말이 있다. 한 학년의 과정을 배우는 기간을 일컫는 말인데, 우리나라에서는 3월 1일부터 이듬해 2월 말일까지를 한 학년도로 친다. 학년도를 다시 두 학기(學期)로 나누어 3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를 ‘제1학기’라고 하고, 9월 1일부터 이듬해 2월 말일까지를 ‘제2학기’라고 한다.
3월 1일이 ‘3·1절’ 국가기념일로서 공휴일이기 때문에 모든 학교가 3월 2일에 새 학기를 시작한다. 올해는 3월 2일이 금요일이다 보니 개학과 동시에 다시 주말 연휴 이틀을 보내게 되어 3월 2일의 개학 분위기가 살지 못하고 오히려 오늘 3월 5일이 사실상 개학일로 느껴진다. 새 학년의 새 학기를 시작하는 모든 학생이 새로운 각오를 다지기를 바란다.
“망천자, 작태수(望天子, 作太守 望:내다볼 망, 守:지킬 수)”라는 말이 있다. “천자가 되겠다는 희망을 갖고 살면 최소한 태수라도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처음을 큰 꿈과 희망을 갖고 시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각오는 ‘覺悟’라고 쓰며 각 글자는 ‘깨달을 각’, ‘깨달을 오’라고 훈독한다. 글자대로 풀이하자면 ‘깨달음’이다. 그런데 이 ‘覺悟’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는 “앞으로 닥쳐올 일을 미리 깨달아 마음을 정하고 결심함”이라는 의미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깨달음’을 얻게 되면 다짐을 새롭게 할 수밖에 없기에 본래 ‘깨달음’을 뜻하던 覺悟라는 말이 “마음이나 뜻을 굳게 가다듬어 정함”이라는 뜻을 지닌 말인 ‘다짐’이라는 의미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새로운 각오로 시작하는 새 학기에 학생들의 지혜가 넘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