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부터 헌법소원까지...집단행동 나서는 재건축 주민들

입력 2018-03-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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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건축 시장을 정조준해 초과이익 환수, 안전진단 강화 등의 정책을 밀어붙이자 재건축 단지들은 이에 맞서 합종연횡하는 모습이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안전진단 강화로 재건축 문턱을 넘기 어렵게 된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주민들이 3일 목동 현대백화점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가구 수만 2만6635가구에 달해 정부의 안전진단 강화로 재건축이 어렵게 된 아파트 중 가장 큰 규모다. 때문에 정부 정책에 맞서 전국 재건축 단지들을 규합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양천발전시민연대라는 단체를 통해 같은 문제에 봉착한 노원, 마포, 강동구 등의 단지들과 연대했다. 현재는 이들과 ‘비강남권 차별 저지 범국민 대책본부(이하 비강남권 연대)’를 설립해 단체 행동에 나서고 있다.

비강남권 연대는 현 정부의 안전진단 강화가 가진 문제로 내진 성능에 대한 사전 평가 미흡을 꼽는다. 현 안전진단의 구조안정성 평가 기준은 지진으로 발생한 피해를 사후에 평가할 뿐 앞으로 발생할 지진에 대해서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주거환경평가항목 축소(0.4→0.15)로 인한 화재 대응 어려움도 이번 안전진단 강화를 비판하는 요인이다. 1980년대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가구당 주차 가능 대수가 턱없이 부족해 주민의 주차 불편은 차치하더라도 소방도로의 기능조차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단체는 지난달 26일 박선호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과 면담해 사전 내진 성능 평가 방법을 안전진단 기준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또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단장으로 있는 화재안전 대책 특별 태스크포스(TF)의 민간참여단으로 합류해 안전진단 강화에 따른 화재 대응 어려움을 문제 삼을 계획이다.

비강남권 연대의 핵심 관계자는 “이번 안전진단 강화로 피해를 보게 될 전국의 모든 단지와 연대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에 대한 위헌 소송에도 재건축 단지들은 힘을 모으는 상황이다. 위헌 소송을 준비 중인 법무법인 인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재건축 단지 16곳이 소송에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16개 단지 중 절반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속해 있지만, 나머지는 서울 비강남 지역과 수도권, 부산·대구·울산 등 지방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본은 이주에 1차 헌법소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고, 내달 중순께 2차 청구서를 낸다는 계획이다.

6·13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재건축 단지들이 단체 행동에 나서는 흐름이 여권에 부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일각에선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재건축 사업의 이해관계자는 보수 성향인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여권으로서는 재건축 규제를 강화해 무주택자로부터 박수받는 것이 낫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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