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아지는 트럼프 보호무역…수출견인차 반도체까지 전방위 압박

입력 2018-02-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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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굴기’ 잇따라 경고…철강처럼 G2 싸움 불똥 우려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이어 철강에 대한 수입규제안을 발표하면서 그 불똥이 국내 반도체 업계로도 튈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을 견제하면서 미국의 규제 조치로 한국도 동반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실제로 미국의 한국산 철강 수입규제 조치는 미·중 통상마찰의 불똥이 한국으로 번진 사례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열린 세계반도체생산국 민관합동회의(GAMS)에서 중국 정부가 직접 보조금으로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는 데 경고의 목소리가 컸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은 중국이 보조금을 통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 반도체 수출은 대(對)중국 수출이 압도적이다. 올해 1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3.8% 증가한 98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으로의 수출액이 66억9000만 달러로 절대적이며, 미국으로의 수출은 3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또한 미국 업체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상대로 진행 중인 특허 분쟁에서 미국 정부가 조사권을 앞세워 개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큰 실정이다. 현재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특허 침해와 관련해 3건에 대해 ‘관세법 337조’ 조사를 진행 중이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미국 반도체 업체 넷리스트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모듈 제품에 대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테세라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 메모리 패키징 기술이 미국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올해 11월 예비판정을 앞두고 있다.

반도체업체 비트마이크로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관련된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소한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의 경우 철강과 달리 공급 부족 상황인 데다 각종 기기의 핵심 부품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관세 폭탄이나 수입금지와 같은 무역 보복 조치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대응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일반적인 특허분쟁이나 계속 이슈가 되면 오히려 우리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세계 반도체 당국자회의에서도 양자·다자 회의를 진행했고, 사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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