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약세…기업들 희비 엇갈려

기업의 환경은 변화무쌍하다. 따사한 봄날을 만끽하다가도 갑자기 한파에 얼어붙기도 한다. 그렇다고 문제를 해결할 분명한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외부적인 변수는 경영자를 무력화시킨다. 외부 영향이 모든 기업에게 똑같은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다.

최근 미국의 금융경색 이후 맥을 못추는 달러와 더불어 연일 계속된 원화약세에 기업들의 표정은 가지각색이다.

원화약세로 인해 수출둔화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되면서 수출경쟁력 확보는 물론 수출기업의 채산성 개선 등 덕을 보는 기업이 있는가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기존의 원화매수 환헤지 기업 및 외화부채 보유자의 손실확대, 인플레이션 부담 가중 등으로 피해를 입는 기업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수출기업, 반갑다 원화약세

일반적으로 원화가치의 약세는 내수비중보다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수출기업들에게 호재로 작용한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원화가치의 약세로 수출비중이 높은 조선업이나 IT, 자동차업종이 부각되고 있다"며 "가격경쟁력에서 기대되는 이익모멘텀이 주가에 일정부분 작용해 호재가 된다"고 말했다.

CJ투자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환율변화가 조선주를 비롯한 수출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기본적으로 중립적"이라며 "수주시점에서부터 향후 달러인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헤지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출기업만 있나

연일 고공행진하는 유가변동에 민감한 항공업종이나 수출에 앞서 재료를 수입해야하는 음식료업종의 경우 원화약세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기업별로 헷지를 걸어놓는다거나 단기적 전망으로 끝나길 바라며 자금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치솟는 원자재 가격에 맞춰 원화하락에 의한 환손실이 온다면 당장 수출은 조금 늘었을지 몰라도 순이익이 감소해 달러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추락하는 달러보다 더 가치절하된 원화'로 무역수지 적자에 따른 경제적 불안감마저 조성되고 있다.

삼성증권 이나라 연구원은 "원화약세가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는 아니지만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진정될 수 있는 기미가 보인다"며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다소 부정적이지만 점차적으로 상승모멘텀을 찾아가고 있기에 조금 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원화약세가 단기적으로 수출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대외적인 불안요소를 반영하고 있기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요부진이 결국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에서는 먼저 글로벌 신용경색 악재라는 급한 불부터 꺼야한다"고 경고했다.

결국 원화약세는 누구에게는 솜방망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결정타를 날리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달갑지 않은 손님이긴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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