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한 수준이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직장 생활을 한 적 있는 만20∼64세 남녀 1506명을 상대로 지난해 8∼9월 진행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결과 직장인의 약 73%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 있다고 답변했다고 12일 밝혔다.
그중 약 60%는 직장 내 관계 악화 등을 우려해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권위는 '직장 내 괴롭힘'을 '직장 내에서 타인의 존엄성을 침해하거나 적대적·위협적·모욕적인 업무환경을 조성하는 행위'로 정의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3.3%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당한 적 있다'고 답했다. 피해 빈도에 관해서 46.5%가 '월 1회 이상', 25.2%가 '주 1회 이상', 12%는 '거의 매일'이라고 대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의 세부 사례는 매우 다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업무능력이나 성과를 부당하게 낮게 평가하는 경우(43.9%)가 가장 많았고,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유독 힘들거나 과도한 업무를 주는 경우(37.6%)나 업무 시간이 아닌 때에 업무를 지시하는 경우(37.1%)도 많았다.
또 노동조합 활동 등을 이유로 성과평가 점수를 낮게 매기거나 해고 등 징계하는 사례도 있었다. 인력 감축을 목표로 고유 업무를 박탈하거나 독후감을 쓰게 하는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지시를 내리는 경우도 있었다.
폭언·욕설·폭행, 공개적인 모욕, 허위사실 유포, 사적 업무 지시 등 개인적 괴롭힘 사례도 많았다. 가해자가 상급자뿐 아니라 상급자의 가족인 경우도 있었다.
특히, 서비스·판매직의 경우 가장 빈도가 높은 괴롭힘 행위자로 '고객 혹은 거래처 직원'(16.8%)을 꼽았고, 생산직은 '원청업체 관리자·직원'(12.5%)이 가장 자주 괴롭힌다고 답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 있는 응답자의 약 60%는 '특별히 대처한 적 없다'면서 그 이유로 '대처해도 개선되지 않을 것 같아서'(43.8%), '대처했다가 직장 내 관계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29.3%)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