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점유율 1.2%… 멈춰선 바이오·헬스산업

입력 2018-02-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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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고령화 속에 보건의료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전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는 1경174조 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반해 국내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의 1.2% 수준인 약 100조 원에 머물고 있다.

이는 좁은 국내 바이오·헬스 시장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부의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시장 확대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은 중소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좁은 내수시장에서 다수의 기업이 경쟁하는 구조다. 바이오·의료 민간 벤처캐피털(VC) 투자는 2015년 기준 4686억 원으로, 약 9조 원 규모인 미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이다 보니 전체 연구·개발(R&D) 투자 금액은 현저히 적다. 제약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노바티스는 11조 원의 R&D 비용을 쏟아붓고 있지만, 국내 제약사 전체를 합쳐도 R&D 투자비용은 2조 원으로 현저히 적다. 신약 개발에는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고 비용도 최소 2000억 원에서 최대 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기업은 세습 경영과 영세한 규모로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위한 R&D 투자가 부족하다고 분석한다.

국내 의약품 산업은 전체 생산 중 내수 비중이 81%이며, 복제약(제네릭)을 중심으로 내수에 치중하고 있어 신약개발 등 혁신 역량이 취약하다.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인 줄기세포 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개발에서도 배아줄기세포 연구 가능 범위가 희소병으로 제한돼 있고,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유전자치료 연구 범위가 암 등 심각한 질병으로 제한돼 관련 규제가 엄격하다.

의료기기 산업 역시 좁은 내수시장을 두고 2943개 기업이 경쟁하는 구조로 대부분 업체가 영세하고 품질 경쟁력도 취약하다. 생산액 100억 원 이상 기업은 99개(3.4%)에 불과하고 생산액 10억 원 미만의 영세 기업이 2330개(79%)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수출은 인체에 대한 위험도가 낮은 2~3등급 기기가 수출의 80%를 차지하는데, 부가가치가 낮은 중저가 의료기기 위주로 제품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국내 의료·건강서비스 시장은 규제 등으로 신산업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규모는 73조9500억 원으로 세계시장(8600조 원)의 0.8%에 그쳤다.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정체된 원인으로 글로벌 선도기업 부재, 블록버스터급 신약개발 경험 전무, 민간 VC 투자 규모 부족, 과도한 규제 등을 꼽았다. 지자체의 경쟁적인 바이오·헬스 산업 투자로 클러스터 투자 비효율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 영국, 중국 등 해외 주요국들은 국가 차원의 전략을 마련해 바이오 헬스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산업부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헬스케어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플레이어는 부재하므로 임상시험 인프라와 세계적 수준의 ICT 기술 융합능력 등 우리의 강점을 활용하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기업들과 비슷한 선상에서 경쟁해 볼 기회가 열렸다”며 “신산업 창출의 핵심인 바이오 빅데이터 활용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헬스케어 서비스 실증, 맞춤 신약과 신개념 의료기기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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