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투자 둔화에 이어 생산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KDI 경제동향’ 2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과 투자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는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KDI는 투자가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데 이어 생산 마저 부진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지수는 광공업생산 조업일수 이틀 감소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0.7% 감소했다. 광공업생산은 자동차와 기타 운송장비가 각각 25.2%, 27.6% 줄어 전월 대비 6.0% 감소했다. 서비스업생산은 금융·보험업 8.6%, 도·소매업 2.1%, 보건·사회복지 2.4% 등의 증가율로 2.2% 늘었지만, 전월(4.1%)보다 증가율이 둔화했다.
제조업 출하도 큰 폭으로 감소했고 재고율은 올라갔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와 수출이 각각 9.9%, 5.5% 줄며 8.0% 감소했고, 계절조정 수치도 전월 보다 2.3% 줄었다. 재고율도 반도체 13.8%, 통신·방송장비 46.8% 증가하는 등 전월 보다 4.8%포인트 늘어난 126.2%를 기록했다.
KDI는 광공업 생산과 출하가 일시적인 요인으로 인해 큰 폭 감소하고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도 다소 둔화하는 등 생산지표 개선 추세는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하락세다. 설비투자지수는 자동차 -6.8%, 기타운송장비 -38.2% 등으로 인해 전월(6.6%)보다 낮은 2.4% 증가율에 그쳤다. 반면 기계류 관련 설비투자 선행지표는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월 대비 반도체 제조용장비 수입액은 94.4%, 특수산업용기계 수주액은 22.1%, 기계류 수입액은 15.9% 각각 증가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건설기성이 전월 0.3% 증가에서 2.9% 감소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건설수주(경상)는 건축 부문이 2.4% 증가했으나 토목 부문이 5.8% 감소하며 0.3% 증가에 머물렀다.
수출은 올해 1월 조업일수가 사흘 늘어남에 따라 22.2%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조업일수 증가 영향을 뺀 일 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전월(17.6%)보다 낮은 8.1%에 그쳤다. 반도체가 53.4%, 컴퓨터가 38.6% 증가하며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노동시장 취업자는 서비스업이 크게 줄었지만, 제조업, 건설업, 농림어업 취업자가 늘어나며 1.0% 증가한 25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5%포인트 줄어든 1.0%를 기록했다. 축산물 가격이 4.7% 하락했으며 석유류 가격 증가율은 전월 보다 3.0%포인트 줄어든 4.5% 보였다.
소매판매액지수는 내구재 부진으로 전월 6.5% 증가에서 2.2% 증가로 폭이 줄었고,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은 2.1%, -1.4%로 전월 보다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보다 소폭 낮은 109.9를 기록해 기준치(100)보다 높았다.
KDI는 선진국의 통화긴축과 보호무역주의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으나, 세계 경제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해 성장세가 확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