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16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지만, 한쪽에서는 제약·바이오주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 상승 랠리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판단하며,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IT와 중국소비주에 눈을 돌릴 것을 조언했다.
17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4.65포인트(1.63%) 하락한 886.58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9.76%), 셀트리온헬스케어(-13.97%), 셀트리온제약(-10.11%) 등 승승장구하던 셀트리온 3인방이 급락하면서 6거래일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코스닥은 12.9% 상승했지만, 셀트리온 3형제를 제외하면 3.1% 상승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제약·바이오주 중심의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어느 때보다 뚜렷한 것이다. 현재 이 업종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57배를 기록, 지수 산출 이후 최대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 상승 랠리를 낙관했다. 최소한 올 1분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그간 주춤했던 IT 관련주와 화장품·호텔·음식료 등 중국 소비주가 코스닥 상승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쏠림 완화 국면을 맞이한 제약·바이오주 대신 업종 순환매를 기대하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IT와 중국 소비주, 그리고 전기차나 신재생에너지 정책 수혜주는 올해 실적 증가세가 뚜렷하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지 않다”면서 “가격 메리트가 부각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을 둘러싼 우호적인 환경은 시장의 실적 전망치(컨센서스)에서도 확인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코스닥 상장사 39개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1분기보다 61.14% 증가한 9499억 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실적 성장이 우위에 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소형주보다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고, 올해 실적 개선세가 더욱 뚜렷할 턴어라운드 중형주가 주목받을 것”이라며 “올해 유독 중형주의 잉여현금흐름 개선폭이 큰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