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피의자가 숨기고 싶은 여죄를 캐는 일이 가능해졌다.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경찰청은 최근 2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범죄 현장 기록을 담은 '임장(臨場)일지'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한 후 피의자의 여죄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행안부 등에 따르면 경찰 수사관은 보통 피의자를 검거한 뒤 과거에 추가로 저지른 범죄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여죄 수사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수사관은 피의자가 저지른 범죄와 비슷한 유형의 사건 임장일지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찾아서 확인해야 하는 등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피의자의 또 다른 여죄 여부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손쉽게 찾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경찰 수사관이 검거한 피의자의 사건 임장일지를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분석모델에 넣으면 유사도가 높은 순으로 다른 사건의 임장일지를 검색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례로 부산지방경찰청에서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한 분석모델을 활용해 일선 경찰서에서 붙잡은 절도 피의자의 여죄 3건을 추가로 입증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분석모델에는 텍스트 데이터에 기반해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인 'TF-IDF'와 구글이 2014년 내놓은 'Doc2Vec' 알고리즘이 활용됐다.
경찰은 현재 다른 지역에서 났던 침입·절도사건 등 6건의 유사 사건에 대해 피의자 여죄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와 경찰청은 분석모델을 경찰의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GeoPros)'에 시범 적용해 운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일선 수사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우리 부 소속 두 기관이 협업해 인공지능에 기반한 과학수사로 민생치안을 확립한 의미 있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다른 기관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사회 현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