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은 2017년 한 해를 평가한 4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뽑았다. ‘깰 파’, ‘사특할 사’, ‘드러낼 현’, ‘바를 정’, 즉 ‘사특함을 깨버리고 바름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제2위로 뽑힌 4자성어는 ‘해현경장(解弦更張:풀어질 해, 활시위 현, 고칠 경, 팽팽할 장)’, 즉 ‘풀어진 활시위를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맨다’는 뜻이다. 제3위는 ‘수락석출(水落石出:물 수, 빠질 락, 돌 석, 드러날 출)’인데, ‘물이 빠지면 돌은 드러난다’이다. 거짓이 물러가면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의미이다.
파사현정이든 해현경장이든 수락석출이든 다 긍정적인 의미이다. 사악했던 것, 잘못되었던 것을 깨부수거나 바로잡아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가 담긴 말들이기 때문에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것이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선정된 4자성어와 비교해 보면 2017년의 4자성어인 파사현정에 담긴 희망의 메시지를 보다 더 명료하게 확인할 수 있다. 2013년의 4자성어는 ‘도행역시(倒行逆施: 거꾸로 도, 행할 행, 거스를 역, 베풀 시)’로, ‘거꾸로 행하고 거슬러 실시한다’는 의미이다. 취임 첫해부터 뭔가 정상적인 정국 운영이 아니었음을 그대로 반영한 4자성어이다.
2014년에는 ‘지록위마(指鹿爲馬:가리킬 지. 사슴록, 할 위, 말 마)’, 즉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고 지적함으로써 박근혜 정부에 팽만했던 거짓을 꼬집었다. 급기야 2015년에는 ‘혼용무도(昏庸無道: 어두울 혼, 용렬할 용, 없을 무, 길 도)’라고 하여 대통령의 어둡고 어리석음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더니 2016년에는 ‘군주민수(君舟民水:임금 군, 배 주, 백성 민, 물 수)’라고 하여 물은 배를 뜨게도 하지만 뒤집어엎을 수도 있음에 비유하여 대통령의 파면을 4자성어 안에 그대로 담았다.
2017년의 ‘파사현정’을 대하고 보니 어둡고 답답한 긴 터널을 빠져나온 기분이다. 파사현정! 간단없이 계속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