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ㆍ아세안 등 투자유치국 다변화
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7년 외국인 직접투자(FDI)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투자 신고 금액은 229억4000만 달러로 1년 전 대비 7.7%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 1~3분기까지는 135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으나 4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인 93억6000만 달러를 달성해 증가세로 반등한 것이다.
실제 투자가 이뤄진 금액(도착금액)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년 대비 20.9% 증가한 128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내실있는 성장세로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확인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4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를 이끈 국가는 유럽연합과 중동, 아세안(ASEAN) 지역이었다. 특히, M&A형 제조업투자가 4분기 26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2억 달러)보다 1246% 급증한 것이 눈에 띈다.
국가별로 유럽연합(EU)은 제조업 중심으로 증가해 71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인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브렉시트 협상의 불확실성, 유럽 중앙은행 양적완화 축소 등의 요인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70억 달러’를 달성했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해 11월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영국, 프랑스 출장에 나서 약 5억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미국은 금리인상ㆍ법인세인하에도 불구하고 21.5% 증가한 4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일본은 경기회복세에 따른 해외투자 증가로 48.5% 증가한 18억 달러로 4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여파로 중국의 경우 1년 전보다 60.5% 대폭 감소해 8억 달러에 그쳤다. 당국의 해외직접투자 관리ㆍ감독 강화 정책기조가 영향을 미쳤다. 연중 감소세를 보였으나, 4분기 감소세(-48.0%)는 다소 완화됐다.
산업부는 "2016년 이후 강화된 외환송금 규제, 해외투자 분야를 제한하는 '해외직접투자 지도 지침' 실시의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부는 다만, 한ㆍ중 정상회담 계기로 협력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최근 투자수요 문의가 증가되고 있는 것을 감안, 향후 회복세를 기대했다.
제조업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증가와 신소재, 바이오 분야 중심으로 고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전년대비 41.2% 증가한 72억5000만 달러였다.
서비스업은 내수 회복세를 기대한 유통, 디지털 경제, 부동산 등의 투자가 증가했지만, 금융ㆍ보험 투자가 많이 감소하면서 전년 대비 0.3% 감소한 154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글로벌 외국인 투자 전망은 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글로벌 2017년의 회복세에 이어 1조8500억 달러로 완만한 증가(moderate rise)세를 보일 전망이다.
산업부는 "그간 외국인 직접투자 트렌드와 유치가능 프로젝트 등을 종합 고려 시 외국인 투자 상승 기조 추세는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지난해 3차례 미국 금리인상과 세제개편(법인세 인하)의 영향 본격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잠재적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상 최대 실적달성의 상승모멘텀을 올해 지속시키고 외국인투자가 국내 '혁신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술력 있는 외국기업의 적극유치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4차산업혁명 대비 투자자 타겟팅 및 소싱 강화 △성과중심의 투자유치활동 전개 △지속가능한 외투기업 인프라 구축 등의 노력을 적극 추진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