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국 기업 불공정한 보조금 받는 셈”…中·日, 법인세 역전 현상에 대책 고민
미국이 1986년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 이후 31년 만에 최대 세제 개혁을 이루었다. 미국 기업에 유리한 세제개편안이 글로벌 무역전쟁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미국 상·하원을 통과했다. 상원의 감세안 통과 이후 하원에서 재표결을 거쳐 법안이 가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을 남겨둔 세제개편안은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낮추고 개인 소득세 최고 세율을 39.6%에서 37%로 내리는 내용이 핵심이다.
미 의회 표결에 앞서 유럽 재무장관들은 지난 11일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반대를 표명하는 서신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에게 보냈다. 유럽연합(EU)은 수출 수익에 일반 법인세율보다 낮은 12.5%를 적용하는 법안이 미국 기업에 불공정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한편 은행이나 금융기관 내부적으로 국경을 넘어 이체한 금액에 대해 10%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은 유럽 금융사가 미국에서 영업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중국도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이날 폐막한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에 대한 대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중국의 법인세율은 현재 25%이다. 중국 거시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중국 지도자들도 법인세를 미국 수준으로 인하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 아베 신조 정부도 법인세 인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에 일본 기업에 적용될 법인세 실효세율은 평균 29%로 미국과 법인세 역전이 일어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달 초 일본 정부가 혁신기업을 대상으로 20%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