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노후 인프라 개선을 위해 투자가 필요할 때라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노후 인프라를 방치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회간접자본(SOC) 시설물은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시설물 안전관리를 위한 특별법에서 1·2종으로 분류되는 시설물 중 30년 이상 된 것은 2014년 기준 전체의 9.6%(2328)에서 2024년에는 21.5%(3824)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인프라 노후화는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나타난다. 내구 연한이 지난 전기·통신 설비는 올해 전체의 41.2%로 집계됐다. 화재 발생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또한 사용연수가 30년 이상 된 서울시 하수관로가 10년 후면 전체의 70%가 될 전망이다. 도로함몰의 85%가 낡은 하수관로 손상으로 발생한다.
최근 규모 5.0 이상 지진 발생으로 학교시설, 공공건축물 등의 내진 보강 필요성도 커졌다. 그러나 학교시설과 경로당, 보건소 등 공공건축물은 내진 보강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2015년 추진된 공공시설물 내진 보강은 당초 계획에서 40% 실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러한 노후 인프라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비용이 향후 대폭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재정 부족을 이유로 노후 인프라 유지관리 투자를 미루다가 2001년 연 2600억 달러 규모였던 유지보수 비용이 올해는 459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일본은 이를 반면교사로 하여 노후 인프라 개선을 국책과제로 삼아 재정 투입을 늘리고 있다.
반면 국내는 오히려 SOC 예산이 줄어드는 추세다. 그나마 국회를 거치면서 내년도 예산이 다소 증액됐으나 올해와 비교해 14.2%(3조1000억 원) 감소한 수준이다.
노후한 공공건축물을 관리하는 지자체의 여력이 너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영환 건산연 연구본부장은 “노후한 공공건축물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 있는데 지자체는 이를 유지·보수할 예산이 없다”며 “중앙 정부가 지자체에 예산 지원을 해 노후된 공공건축물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에는 현재 이 같은 지자체 지원 내용을 담은 SOC 관리 기본법이 발의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