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수주 여전히 바닥…깊어지는 먹거리 고민

입력 2017-12-1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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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까지 247억 달러, 작년 이어 300억 달러 ‘비상’…내년 국내 주택시장도 시계제로

국내 건설업계가 올 들어 잇따라 대형 해외 수주 낭보를 터뜨렸지만, 내년에는 수주 절벽 악몽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300억 달러 수주에 또다시 경고등이 켜지면서 건설사들의 먹거리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액은 총 247억 달러로 작년(242억 달러)보다 2% 증가했다. 지난해보다 14% 증가한 중동 지역(106억 달러) 수주액이 가장 많고, 아시아가 122억 달러로 뒤를 잇는다. 태평양·북미(6억 달러), 유럽(3억 달러), 중남미(3억 달러) 등은 뒷걸음질치고 있고 아프리카는 작년 수준인 7억 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올 초부터 대어급 사업을 잇따라 따내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올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작년 수주액(282억 달러)을 넘어서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해외 건설 시장은 노다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었던 이란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긴장 관계로 수주가 쉽지 않았고, 수주 회복의 최대 관건인 국제유가도 불안한 움직임이 계속됐다. 전반적으로 발주 물량이 줄어 수주에 애를 먹었지만, 자금 조달 등 눈높이가 높아진 발주처의 조건을 만족시키기도 어려워졌다.

유위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유가로 중동 국가 재정난을 보인 것도 문제지만, 파이낸싱 계획 등 까다로워진 발주처의 요구 조건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논의가 지속되던 프로젝트 결과들은 보통 4분기에 결과가 나오는데 현재 분위기로는 이 같은 기대감을 갖기 어려워 지난해에 못 미치는 수주액을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해외수주 부진에 내년 해외 공사 수주 목표 수립에 돌입한 업계는 어려움에 빠졌다. 그나마 올해는 국내 주택 시장에 집중하면서 매출을 끌어올렸지만, 내년은 각종 규제 여파에 국내 주택사업까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돌파구를 해외로 돌릴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내년도 해외 수주 목표액을 올해보다 높게 잡고 있지만, 이 같은 목표를 얼마나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 사업은 올해보다 더 암울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며 “내년 국내 주택 시장이 불안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단 해외로 눈을 돌리며 목표액을 높게 잡는 분위기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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