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2차 공청회 1일 개최…농축산업계도 참여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한ㆍ미 FTA 개정 관련 2차 공청회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열었다. 이는 지난달 10일 1차 공청회가 농축산 단체 반발로 사실상 무산되자 정부가 추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했다.
2차 공청회에서는 이진면 산업연구원 산업통계분석본부장과 한석호 농촌경제연구원 모형정책지원실장이 '한ㆍ미 FTA의 제조업, 농업 등 산업별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진면 본부장은 '한ㆍ미 FTA의 제조업 부문 영향 및 대응방안' 주제 발표에서 개정협상 전략에 대해 "보호무역주의 회귀가 아닌 관세 추가인하와 비관세 분야와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FTA 역진은 이미 구축된 양국 기업 간 거래관계, 투자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개정협상의 기조를 이행의무 준수ㆍ추가 개방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무역수지 불균형이 큰 업종의 경우 미국 측 관세 인하 효과가 수입 증가와 상관관계가 낮다는 점을 규명하고, 대미 직접투자로 인한 미국 내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의 대응논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의 대(對) 한국 무역적자 이유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미국 측) 자체 경쟁력 부진에 기인한다"며 "한국의 대미 주요 수출품은 미국의 경쟁력이 낮은 품목"이라고 지적했다.
한석호 실장은 한ㆍ미 FTA로 인해 무역수지 악화와 국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 철폐 품목으로 지정한 품목들의 관세 철폐가 진행되면서 관세 철폐로 인한 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한 실장은 한ㆍ미 FTA 개정 협상에서 농업 부문은 제외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ㆍ미 FTA로 인해 농산물 무역수지는 악화됐으며, 수입량 증가만큼 국내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소득 감소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미국과 상호 이익균형을 위한 개정협상을 한다면 오히려 한국 농업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공세적인 개정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백일 울산과학대 유통경영학과 교수는 '한ㆍ미 FTA 폐기도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는 기본 대응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은 한ㆍ미 FTA 개정협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전기ㆍ전자, 철강 등은 이미 무ㆍ저관세라 FTA와 무관하며, 비관세장벽 분야에서는 이미 각종 무역구제에 충분히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협정 체결 당시 양보했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등 각종 독소조항의 해지를 재협상 대응 수단으로 동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복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제조업 부문별 협상 전략을 제시하며 미국이 문제 삼고 있는 자동차 부문에 대해 "상호주의에 입각, 상응하는 경제적 이익을 요구해야 한다"며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세 복구를 대응방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철강 분야에서는 미국이 강력한 원산지 기준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의약품ㆍ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신약 최저가 보상, 약품 경제성 평가제도 도입 등에 대해 미국 측이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송기호 민변 국제통상위원회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에 쫓기듯이 하는 개정 협상이 아니라 우리의 필요와 목표에 의해 우리의 절차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개정 협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밀실 협상과 부실한 정보 공개는 지양하고, 포괄적인 경제 사회적 영향 평가를 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