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무관” Vs “올랐는데?”...서울시 vs 주민 도시재생 동상이몽

입력 2017-11-2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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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지역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정작 주민들은 도시재생 덕에 지역 부동산 시장에 호재 바람이 불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5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시재생활성화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지역은 세운상가 등을 비롯해 총 13개 지역이다.

서울시는 22일 이들 13개 지역 중 주택거래 건수가 지나치게 적은 창동·상계, 장안평, 세운상가, 낙원상가를 제외한 서울역, 창신숭인, 가리봉, 상도, 성수, 신촌, 암사, 장위, 해방촌의 주택거래가격 증감률을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지역의 주택매매가 증가율이 서울 전체의 증가율인 8%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는 도시재생사업이 부동산 투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를 반박하기 위해 진행한 발표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는 지역 주민들이 말하는 사업지 인근 부동산 시장의 현황과는 큰 차이가 있다. 대표적으로 도시재생 사업으로 인한 특수를 누리고 있는 지역에는 도봉구 창동이 있다. 이곳은 도시재생활성화 사업 중 한 곳으로 지정된 이후 개발 움직임이 본격화됨에 따라 사업지 인근의 주택들을 위주로 높은 수준의 상승세가 관측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창동은 작년 11월 3.3㎡당 평균 1254만 원이었던 아파트 매매가가 올해 5월부터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해 이달 기준 1379만원으로 단 한 해 사이 10%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창동과 함께 도봉구에 속해 있지만 도시재생 이슈가 없는 행정동인 방학동과 쌍문동의 이달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가 지난 1년간 각각 2%가량 오른 1036만 원, 1046만 원으로 창동과 같이 특징적인 오름세를 보이지 않았던 것과 대비된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시장 현황을 묻자 열에 예닐곱은 주변 개발 호재를 설명하는 말에 ‘도시재생’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 중 창동의 B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이 창동·상계역 도시재생 발표를 하면서 창동차량 기지에 공연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발전 가능성이 아주 높은 곳이 창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의 상징 격인 세운상가의 경우, 지역 공인중개사들로부터 인근 상가 임대료가 적게는 10~20%에서 많게는 50%에 육박하는 상승이 있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도시재생지역 인근을 바라보는 지역민과 서울시 측의 관측이 엇갈리는 까닭은 통계상의 문제도 있다.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발표한 도시재생 사업지 주택매매가 증감률 조사는 시가 지정한 사업지 내부만을 기준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도시재생사업이 엄연히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인 만큼 그 파급효과가 인근 주택의 가치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기 쉬운데 이를 간과하기 쉬운 집계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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