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5% 돌파 변동금리 대출자 부담…이자생활자는 희소식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신호로 시장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금융소비자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서 ESI는 전월보다 3.3포인트 상승한 100.1로 집계됐다. 3%대 경제성장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세를 확인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금리가 더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5년 고정형 기준)는 이미 5%대를 돌파했다. 고정금리 주담대의 경우 올 들어 꾸준히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향후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 캐피털, 카드사 등 2금융권 금리도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기존 대출자의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울상이다. 주택 대출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대출이나 오토론 등 다른 대출자들 역시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은 대출액 1억 원당 100만 원씩 늘어나게 된다.
당장 원금에 더해 이자 상환이 벅찬 한계가구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대출금리가 상승할 경우 200만에 육박하는 한계가구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한계가구는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아 매달 최저생계비를 뺀 소득에서 원리금을 상환하고 난 가계가 마이너스(-)가 되는 가구를 말한다. 우리나라 5가구 중 1가구 정도가 한계가구로 추산되고 있다.
일반 신용대출을 비롯한 전반적 가계부채에 대한 리스크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약 1344조3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연간 증가 폭으로도 141조2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반면 저금리 시대에 외면받았던 이른바 ‘이자생활자’에겐 금리 인상 소식이 희소식이 될 수 있다. 여유자금을 굴려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부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이자생활자는 목돈을 은행에 맡겨놓고 이자를 받아 생활비로 쓰는 금융소비자를 이르는 말로, 과거 고금리 시대에는 주로 은퇴자들 중 이 같은 생활자가 많았다.
외환위기 직전에는 예금이자는 두 자릿수(연 12~13%)였다. 1억 원을 은행에 맡겨 놓으면 세후 연 1200만 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었다. 2008년까지만 해도 예금이자는 5%선을 유지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근 10년 가까이 이어졌던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졌다. 다시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은행들은 예·적금과 연금 등에 더 많은 이자를 쳐주게 된다. 이들이 은행에 쟁여 둔 퇴직금 이자로 노후 자금을 굴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