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불공정ㆍ특권 구조 바꾸겠다”…적폐청산 강조

입력 2017-11-0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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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시정연설, 일자리 예산 국회 협조 요청…공공기관ㆍ재벌개혁 의지 나타내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경제와 사회 모든 영역에서 불공정과 특권의 구조를 바꾸겠다”고 밝히며 공공개혁과 적폐청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30여 분간 내년도 예산안과 새 정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개혁법안 통과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국회 시정연설은 6월 추가경정예산을 설명하고자 국회 시정연설을 한 후 두 번째다. 이날도 문 대통령은 본회의장 전광판을 활용해 파워포인트(PPT)를 사용한 프리젠테이션(PT)을 해 눈길을 끌었다.

국회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IMF 외환위기 휴유증으로 저성장과 실업이 구조화되었고, 중산층이라는 자부심이 사라졌다”며 “세월호 광장과 촛불집회는 부정부패와 단호히 결별하고, 불평등과 불공정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경제가 성장해도 가계소득은 줄어들고 경제적 불평등이 갈수록 커지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양극화가 경제성장과 국민통합을 가로막는 상황도 개선해야 한다”며 공공개혁과 적폐청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가기관과 공공부문, 더 나아가 사회전반의 부정과 부패, 불공정이 국민의 삶을 억압하는 일이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그 일에 국회가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국가권력기관 개혁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국정원이 국내정치와 절연하고 해외와 대북 정보에만 전념하도록 개혁하겠다”며 “검찰도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는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국회의 입법을 촉구했다.

또 문 대통령은 “법무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방안을 마련한 것은 이러한 국민의 여망을 반영한 것이다”며 “법안이 통과된다면, 대통령인 저와 제 주변부터 공수처의 수사대상이 될 것이다”고 약속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구조적인 채용비리 관행을 반드시 혁파하겠다”며 “공공기관의 전반적 채용비리 실태를 철저히 규명하여 부정행위자는 물론 청탁자에게도 엄중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재벌대기업 중심 경제는 빠르게 우리를 빈곤으로부터 일으켜 세웠지만 정체된 성장과 고단한 국민의 삶이 증명하듯이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며 재벌개혁 의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또 “성실하게 하루 8시간 일하면 먹고사는 걱정은 없도록 정책을 혁신해야 한다”며 “자신의 꿈과 재능을 펼칠 기회를 부당하게 빼앗기지 않도록 잘못된 관행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해 노동개혁과 취업비리에도 일침을 가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누구라도 낡은 질서나 관행에 좌절하지 않도록, 국민 누구라도 평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바꿔나가겠다”며 “이것이 제가 말하는 적폐청산이다”고 말했다.

예산안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총지출은 429조 원으로 올해보다 7.1% 증가한 수준으로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며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자 재정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문 대통령은 “일자리 예산 19조2000억 원은 청년들에게 가장 절실한 예산이다”며 “중소기업 추가채용 제도를 내년에 2만 명으로 늘리고 고용을 늘린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국민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는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혁신성장 예산과 환경·안전·안보분야 예산을 확대했다며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은 안 되며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의 사전 동의 없는 군사적 행동은 있을 수 없다”며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며 국회의 초당적 협조를 기대했다.

한편 국회는 2일부터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가 법정 처리시한인 12월 2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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