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투자 활성화 위해 초대형 IBㆍ특화 증권사 키워야”

입력 2017-10-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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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창업생태계 조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진 가운데 증권사들의 모험자본 공급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과 중기특화 증권사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장은 29일 보고서에서 “국내 모험자본시장은 공적 정책성 자금지원을 바탕으로 벤처캐피탈(VC)이나 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중심으로 점차 성장 중이나 전반적으로 민간의 자생적인 발전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모험 모태펀드, 성장사다리펀드, 산업은행 등 정책성 금융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이를 제외한 기금이나 퇴직연금, 보험사는 보수적 태도로 VC 투자에 자산배분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력 7년 이상의 상대적 성숙기업에 대한 VC 투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업력 3년 미만의 창업초기 성장기 기업 투자는 사실상 10%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업력 3년 미만 VC 신규 투자는 7909억 원으로 전체 VC 투자의 36.7%를 차지한다. 다만, 이는 연간 4000억 원 이상의 영화나 게임 등 프로젝트성 투자를 포함하고 있어 실제 투자 비중은 10%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해외 모험자본시장에선 민간 투자자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2014년 프레퀸(Preqin) 조사에 따르면 해외 VC 펀드의 주요 투자자는 재단(14%), 기금(12%), 민간 연금펀드(11%), 은행ㆍ투자은행(9%), 공공 연금펀드(9%), 재간접 PEF(7%), 보험(6%), 개인자산가 등이다.

회수시장(Exit Market) 부족 문제도 지적됐다. 김 실장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회수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편이나, 인수합병(M&A)나 세컨더리 시장 등 다른 회수수단이 부진해 전반적으로 시장의 폭과 깊이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대안으로는 초대형 IB와 중기특화 증권사 육성을 위한 인센티브 마련이 제시됐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라 불리는 초대형 IB는 3조ㆍ5조ㆍ8조 원 등 일정 자기자본 기준과 건전성 지표를 충족시킨 대형 증권사다.

김 실장은 초대형 IB에 대해 “신규 자금조달 수단 허용이라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여신을 허용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의무도 필요하다”면서 “정책방향은 초기 창업시장 투자 대신 증시 상장을 앞둔 회사 등 회수시장에 초점을 둔 정책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초기부터 정보가 부족한 창업초기 기업이나 비교우위가 검증되지 않은 영역보다는 기존 자본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회수시장에 중점을 두는 정책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중기특화 증권사에 대해선 자금 공급 기능보다 VC와 함께 스타트업들의 전체적인 자금 조달ㆍ운영 과정에서의 조력자 역할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중기특화 증권사는 유동성공급자(LP)의 역할보다 VC와 함께 전체적인 자금모집과 집행, 그리고 기업의 가치증대를 위한 위탁운용사(GP)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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