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협상이 양측의 입장 차이로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영국 정부를 향해 불확실성을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에 공장을 둔 도요타자동차의 디디어 레로이 유럽법인 회장이 “브렉시트가 매우 큰 불확실성을 유발했다”고 말했다며 공장 운영 재검토까지 언급했다고 전했다.
도요타는 영국 더비셔 버나스톤에 세운 공장에서 유럽 수출량의 80~85%를 생산하고 있다. EU와 영국의 무역 관세 협상에 따라 관세 등 추가 패널티를 받게 될 가능성을 고민하는 이유다.
영국은 2019년 3월 EU를 탈퇴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영국과 EU간 브렉시트 협상이 5차례 진행됐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무런 합의 없이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레로이 회장은 이날 도쿄 모터쇼에서 기자들에게 “수입관세·무역세 등은 제품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없다면 버나스톤 공장의 미래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에도 올해 초 도요타는 버나스톤 공장 개선을 위해 2억3400만 파운드를 투자했다.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로 인한 자동차 산업의 위축을 막기 위해 2억1300만 파운드 대출을 지원한 덕이다. 버나스톤 도요타 공장은 연간 18만 대를 생산하고 있다. 도요타와 닛산, 혼다는 지난해 영국 자동차 생산량 1700만 대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1만6000명을 고용했다.
레로이 회장은 “도요타는 버나스톤에 투자해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영국에서 일자리를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었지만 지금은 정부가 이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정부는 협상의 결과가 무엇인지 모르는 안갯속에 우리가 머무를 수 없음을 일아야 한다”면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가능한 빨리 명확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도요타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영국뿐만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위협에 멕시코에서도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 전날 도요타는 멕시코 과나후아토 공장의 생산량을 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