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재건축 사업 수주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와 잠실 미성·크로바 등 상징성이 있는 사업지들의 시공사가 잇따라 결정되면서 남은 사업지들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로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전쟁을 방불케 하는 건설사 간 경쟁은 연말로 갈수록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1·2·4주구 시공사인 현대건설을 비롯해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두산건설, 한양 등 총 8개 건설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최근 정부가 나설 만큼 수주전이 과열됐던 반포주공1단지 1·2·4 주구 바로 앞에 위치한다. 72㎡ 단일 평형 1490가구를 지상 35층, 2091가구로 탈바꿈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 온 1·2·4주구와 별개로 사업을 진행해 ‘찬밥 신세’라는 말도 돌았지만, 공사비만 8087억 원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사업장이다.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나선 곳은 현대산업개발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1·2·4주구,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신반포 15차에 몰입한 사이 틈새전략으로 조용히 물밑작업을 벌여 왔다.
업계는 3주구가 규모는 크지 않은 데다 1·2·4주구 같은 한강변 입지는 아니지만 반포동 요지에 있어 내달 있을 입찰에 대형 건설사들이 몰려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이번 주 주말에도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를 두고 혈전이 벌어진다. 잠원동 60-3번지 일대 신반포 8~11·17차,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빌라 등 공동주택 9곳이 통합 재건축해 3685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1조 원인 데다 롯데건설과 GS건설이 잠실 미성·크로바와 동시에 수주전을 펼친 곳이어서 이목이 집중됐다.
업계가 강남권 재건축사업에서 혈투를 벌이는 것은 내년부터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영향이 크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강남처럼 사업성이 좋은 단지들이 재건축 세금 폭탄을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사업에 속도를 내 올해 발주 물량이 쏟아졌다”며 “당분간 재건축 사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건설사들은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생존을 걸고 수주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사비 1400억 원 규모의 대치동 쌍용2차도 연내 시공사를 선정한다. 현재 364가구를 620가구로 재건축하는 소규모 사업이지만, 교육·교통 인프라가 뛰어난 곳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곳에 눈독을 들이는 건설사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다. GS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송파구 문정동 136 일대 재건축사업도 곧 시공사를 선정한다. 이곳의 총공사비는 2462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