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013년 9월 12일 이후 최대 매수 규모 기록
열흘간의 긴 연휴를 끝낸 코스피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화끈하게 컴백했다. 외국인은 단숨에 8200억 원 이상 쓸어담으며, 지난 몇달간 상승세가 꺾였던 코스피의 ‘10월 반전’을 예고했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34포인트(1.64%) 껑충 뛴 2433.81에 마감했다. 장중 2%대 상승하며 2443.20을 터치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를 견인한 주역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하루 동안 8200억 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사들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일일 순매수 규모로는 2013년 9월 12일(1조4300억 원) 이후 최대 기록이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IT 대형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542억 원, 821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7만6000원(2.96%) 오른 264만 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SK하이닉스(7.00%)는 장중 9만 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외국인은 9월 한 달 동안 코스피에서 1조590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1.32%에 머물렀다. 북한 리스크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데다, 장기 휴장을 앞두고 눈치보기 장세가 지속하면서 우리 증시의 매력이 떨어진 탓이다. 앞서 지난 7~8월에도 외국인은 대규모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다.
증권가는 연휴 기간 글로벌 증시가 상승세를 보였고 한국 수출도 호조를 보인 만큼 10월 증시는 이 같은 대외여건을 호재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지난 6월 이후 형성된 2300~2450선의 박스권에서 조심스럽게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 중심선인 2400선에서 이번 주부터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가 전고점이자 역사적 고점인 2453.17(7월25일) 도달을 다시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휴 동안 강세를 보인 글로벌 장세와 발맞추기에 나서는 한편, 오는 13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호실적과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 강세가 지수를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김용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국내기업 실적 모멘텀은 삼성전자 긍정론에 힘입어 중립 이상의 실적 눈높이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이는 외국인 러브콜 부활과 함께 시장 베이시스 강세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10월 증시에서 전고점을 뚫는 강한 반등세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상존한다.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 판정, 한미 FTA 재협상 등의 부정적인 이슈가 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세이프가드 신청과 한미FTA 재협상에 따른 센티먼트 악화로 자동차, 부품, IT가전 등은 우려가 확대될 수 있다”며 “북핵 리스크가 커진다면, 최근 반등한 중국관련 소비주의 차익실현 욕구 확대가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