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4차 산업혁명 시대, 인문학적 소프트파워의 중요성

입력 2017-10-1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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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혜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정치학 전공 박사과정

▲정지혜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정치학 전공 박사과정
인공지능(AI)과 자동화를 필두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지난해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한 바둑 대결에서 거둔 1승 4패라는 결과는 AI의 무궁한 발전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다수의 매체에서는 이와 같은 미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선 AI와 로봇 등 첨단 산업 관련 기술력을 최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미래에 대해 논할 때 간과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가치적인 요인들이 그 핵심을 이루는 인문학적 소프트파워(Soft power)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글로벌 사회에서 유례없는 경제 성장을 이룩한 대한민국이 성장 과정에서 놓쳐 왔던 것이기도 하다.

몇 해 전까지 글로벌 사회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열풍을 일으켰던 스티브 잡스의 경영 철학은 인문학적인 소프트파워의 대표적 성공 사례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의 성공은 소비자들의 삶의 질과 서비스 이용 만족도를 향상하는 ‘애플 감성’을 창조하는 것에 대한 고민에서 기인했다. 애플의 간판인 아이폰의 차별화 서비스인 Siri(시리) 또한 인문학적인 감성과 기술이 융합된 작품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더 이상 기술력만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약 1조5000억 달러 GDP(국내총생산)의 세계 12위 경제 대국이다. 하지만 기술 발전만으로는 지금의 자리를 지키기도 어려울 것이다.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인문학적인 상상력과 예술적인 감성을 기술로 구현해야만 ‘감동’을 주는 4차 산업의 선도국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사회에서 영향력을 갖추고 입지를 굳히기 위해 한국은 지금부터 인문학적인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문학과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방향성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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