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시중銀 노조들… 왜

입력 2017-09-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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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시중은행들이 올해 임금문제 등을 논의할 산별교섭 복귀를 거부하면서 노조 측과의 대립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일부 시중은행들의 내부 노사 대립이 극심해 산별교섭 복귀가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별교섭 사용자 측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참여한 금융사는 총 33곳 가운데 17곳으로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기술 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금융공기업이 대부분이다.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과 SC제일은행,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을 비롯한 16곳은 여전히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들은 산별교섭 복귀를 두고 다같이 들어가기 위해 내부적으로 정보를 공유, 금융노조 측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내부 노사 대립이 심한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때문에 시중은행들의 사용자협의회 일괄 복귀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민은행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연임 반대,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 등 문제로 노사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KB금융그룹 7개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12일 오전 ‘윤종규 회장 연임 반대 및 부당노동행위 고발’관련 기자회견 개최해 사측에 대한 공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부당노동행위 등 문제로 노조가 사측에 제기했던 고소·고발은 취하됐지만 노사 대립은 여전하다. 최근 하나은행 노조는 사측이 성추행 의혹이 있는 전 간부를 해외 지점장으로 재취업 시켰다고 주장, 이 건에 대한 진정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겉으로는 임금 등 문제를 두고 노사가 대립하고 있는 것 같지만 성추행 의혹 직원을 해외 지점장에 취업시키는 등 뿌리깊은 적폐가 대립의 본질”이라며 “노사 대립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우리은행도 노조가 사외이사 추천을 추진하고 있어 노사가 대립 양상이다.

이번에 금융공기업이 일사분란하게 사용자협의회에 참여한 것을 두고서는 이들이 친(親)노동자 성향인 정부 눈치를 봤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은 정부의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된 ‘노동자 추천 이사제’의 연장선”이라며 “지분 4% 이상을 보유하면 법적으로 사외이사 추천권이 생기는데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은 5% 이상 보유하고 있는 만큼 법적으로 1명의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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