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세계경제 중심축 아시아로…伊·加·한국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미국과 중국이 세계 경제에 하방리스크를 야기하는 가운데, 한국은 여성의 경제 참여율을 높여 이를 타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세계경제연구원은 11일 사이먼 뱁티스트 EIU(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로 초청해 ‘세계 경제 성장 전망과 기술의 역할’을 주제로 특별 강연회를 열었다. EIU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경제분석 기관이다.
뱁티스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 성장이 내년에는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이라며 “저축 과잉 때문에 금리가 낮아지고 성장률이 제약되는 측면이 있다. 앞으로도 저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더 인상한다고 해도 목표하는 세계경제성장률이 이전보다 못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하방리스크를 야기하는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정부의 부채와 채무일 것”이라며 “중국이 금융리스크를 맞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은행이 여신을 줄이고 어려움이나 성장 둔화에 직면하게 되는, 특히 부실채권이나 섀도우뱅킹(그림자금융) 관련 문제에 직면하게 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또 다른 하방리스크는 미국이 야기할 것”이라며 “새로운 금융위기가 닥치지 않을까 생각해볼 시점이고, 언제쯤 경기순환 사이클의 저점에 이르게 될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 요소도 남아 있다”면서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글로벌 여파가 크다. 북한이 야기하는 리스크, 걸프만이나 중국의 남중국해에 관한 분쟁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런 갈등이나 불안은 미국이 안정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고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경제활동인구 감소 추세로 생산성이 저하되는 점은 미래 성장 모멘텀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꼽았다.
뱁티스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제는 여성들도 많이 일하기 때문에 여성 참여로 인한 급격한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다만 한국은 여전히 여성 참여율이 낮기에 어느 정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앞으로는 노동시장 참가율을 높이고 근속 기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당수 국가가 은퇴 시기를 늦추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춘 연금시스템과 조세 개혁이 따라야 한다. 소득이 아닌 자산에 과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래에는 지적재산권, 로보틱스, 인공지능을 통해 창출된 가치에 대해 어떻게 과세를 할지가 중차대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주목할 것이 그린조세다. 소득에 과세하지 않고 온실가스배출이나 바람직하지 않은 경제활동에 과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050년이면 세계 경제 중심축이 아시아로 이동해, 비중이 현재 40%대에서 50%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고, 유럽은 계속 쇠퇴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인도는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비슷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와 멕시코는 10권 안으로 들어가는 반면, 이탈리아와 캐나다, 한국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오늘날 한국은 미래 성장의 모멘텀을 찾기 위한 새로운 전화점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