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놓인 금호타이어 앞날은?

입력 2017-09-0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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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불발된 금호타이어의 운명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결단에 따라 달라지게 됐다. 박 회장이 제출할 자구안 내용이 향후 금호타이어 처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자구안에 동의하면 금호타이어는 대우조선해양이 걸었던 회생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불발되면 한진해운처럼 파산절차를 밟을 수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6일 기자와 만나 “(자구안을) 성실히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가지 자구안을 검토해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 여신에 대해서는 "우리가 자구안 제시하고 잘 설득하겠다"며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의 중국 여신 잔액은 총 32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2000억 원이 올해 만기가 돌아온다.

신규자금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통보받은게 없다. 여러분이 도와줘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권단 협조없이 어떻게 정상화 되나?"며 "채권단이 어떤 결정을 할지 모르지만 (금호타이어를) 돕는 방법을 연구하겠다"고도 말했다.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 역시 출근길에 "자구안을 준비하겠다"며 "실적은 바닥을 찍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의 앞날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박 회장이 자구안에서 경영정상화 의지를 보여준다면 회생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국내 채권 규모가 1조3000억 원에 달한다. 앞서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 대금 1조 원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워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한 바 있다.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건전성 부담이 커 자금 지원 여력이 없다.

따라서 박 회장이 자구안을 제출하더라도 채권단의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채권단의 지원은 사실상 세금을 의미하므로 정부와 국회 동의가 필수다. 업종, 규모 등 산업계에 미치는 여파가 대우조선해양과는 다르기에 정부가 지원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두 번째는 박 회장의 자구안이 불발될 경우다. 자구안 내용이 형식적이면 금호타이어는 파산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금호타이어가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채권단이 이미 손실을 봤기 때문에 출자전환, 신규자금 지원 등에 있어 잡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이 출자전환, 신규자금 등 지난 7년 동안 금호타이어에 부은 돈만 3조9000억 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약 10조 원이 투입됐고, 채권단 손실은 5조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즉 채권단의 지원 수준이 채권 만기 연장 및 금리 감면 정도에 그칠 것이란 의미다. 상황이 심각해지면 P-Plan(P플랜)까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재매각은 가능성이 낮다. 박 회장이 매각 과정에서 인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기 때문에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들도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재매각 절차를 기존 경쟁입찰에서 박 회장 단독으로 들어오는 수의계약으로 변경해야한다. KDB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 모두 헐값 매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 재매각 절차를 밟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중국 채권 규모도 2000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내와 달리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어 일괄 협상하는 것이 쉽지 않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매각 무산에 대해 사전에 들은 바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공문이 오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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