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언급하면서 협정 폐기가 양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 FTA를 폐기하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도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산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한미 FTA 종료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미 FTA 종료 시 양측 모두 수출이 증가하나 미국 측 감소폭이 더 커 연간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현행(2016년)보다 약 2941억 원(2억6000만 달러) 증가한다.
한미 FTA가 적용된 지난해 기준으로 대미 공산품 수출은 74조1597억 원(655억7000만 달러), 미국으로부터의 공산품 수입은 41조2136억 원(364억4000만 달러)으로 대미 무역수지는 32조9347억 원(291억2000만 달러) 흑자였다.
하지만 한미 FTA 종료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대미 수출은 2.0% 감소한 72조6668억 원(642억5000만 달러), 미국에서의 수입은 더 큰 4.3% 줄어든 39조4267억 원(348억6000만 달러)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공산품 관세 절감 효과도 미국 제품이 더 컸던 만큼 FTA가 종료되면 그만큼 혜택이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산물에서는 미국이 연간 8709억 원, 한국은 약 226억 원의 관세 절감 혜택이 없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는 성명을 통해 “한미 FTA가 폐기된다면 양국 모두 상대국 수입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며 교역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그동안 상대방의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한 소비자도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에서 한국의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즉시 철폐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무역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는 미국이 당시 공동위원회에서 한국에 농업 분야 관세를 바로 철폐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한미 FTA 체결 당시 쌀을 비롯한 민감 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하고 고추, 마늘, 양파 등 118개 품목에 대해서는 15년 이상 장기 철폐 기간을 확보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 농산물 관세를 당장 없애 달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