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에 이어 휴대폰까지… 전세계 호령한 日 전자업체, 결국 나락으로

입력 2017-09-0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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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1등은 없다’는 격언이 일본 전자 업계를 관통했다. 한때 전 세계를 호령한 일본 전자업체들의 추락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이어 휴대폰 분야까지 이어졌다.

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일본 업체들의 자국 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절대적 수준이었던 90%에서 아이폰 등장 이후 2009년을 기점으로 매년 하락하다 최근 40%로 떨어졌다. 일본 업체들은 2000년대 후반 전 세계 휴대폰 물량의 약 15% 수준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세를 이뤘으나 전 세계뿐 아니라 자국 내에서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 후지쯔는 휴대폰 사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2000년 초반 11개의 일본 휴대폰 기업 중 소니, 샤프, 교세라, 파나소닉 4개 업체만이 남게 됐다.

일본은 한때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였다. 일본산 패널 시장 점유율이 100%에 가까울 정도였다. 그러나 글로벌 LCD 업체 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자 2012년 LCD사업 구조조정을 단행,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 주도로 재팬디스플레이(JDI)를 설립했다. JDI는 애플 아이폰에 패널을 공급하며 스마트폰용 소형 디스플레이의 세계 최대 제조사로 등극했지만 스마트폰용 패널 대세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점차 전환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와 1990년대 메모리반도체 산업을 주도했던 일본은 히타치와 NEC, 미쓰비시전기의 D램 부문을 경제산업성 주도로 통합한 엘피다메모리가 2012년 파산하면서 반도체 시장서 경쟁력을 상실했다. 도시바마저 경영난에 몰려 올 3월 세계 2위의 반도체 사업부 지분을 전부 매각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일본 기업들이 뒤처지는 사이 한국은 선제적 투자로 글로벌 최강자로 올라섰다. 그러나 한국도 중국 기업들의 무서운 성장세에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자신들이 밀어낸 일본 기업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혁신 기술 개발과 투자에 집중해 차세대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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