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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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의 공매도 위험 수준이 절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셀트리온은 공매도 대금이 평소보다 급증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지만, 이 같은 현상을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얘기이다.
실제로도 한국거래소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말(22일 기준)까지 셀트리온의 공매도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우선 이 기간 코스피200 구성종목 중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았던 CJ대한통운은 20.06%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150 중 공매도 비중 1위를 기록한 로엔은 12.85% 수준이었으며 셀트리온의 공매도 비중은 7.81%에 불과해 13위를 기록했다. 코스피200 구성종목의 평균 공매도 비중은 7.8%로 코스닥150 구성종목의 비중(4.1%)보다 두 배에 육박했으며, 코스피 전체 종목의 평균 공매도 비중(2.6%) 역시 코스닥 전체 평균(1.1%)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로 인해 주가 상승이 제한됐다고도 보기 어렵다. 2012년 12월 28일 셀트리온 주가는 2만6100원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이달 27일 기준 11만4000원으로 무려 5배 이상 올랐다. 오히려 코스피 이전 상장을 할 경우, 재평가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바이오주의 경우 코스닥의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이 코스피보다 높아 이전 상장 시 오히려 저평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셀트리온의 주가이익비율(PER)은 현재 75배이지만, 코스피 의약품업종은 50배 수준이어서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소액주주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공매도가 셀트리온의 주가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은 물론, 공매도 위험도도 높다고 볼 수는 없다.
코스피 이전 상장 시 우려되는 문제들은 더 있다. 우선 공매도 전략 노출 가능성이 상승할 수 있다. 코스피의 공매도 비용이 더 저렴하고, 공매도 주체 상당수가 외국인·기관인 점을 감안하면, 이전 상장 시 공매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최근 3개월간 코스피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3조5000억 원에 달했지만,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약 7분의 1 수준인 5000억 원에 불과했다. 또 셀트리온이 코스피200에 포함될 경우, 기관·외국인이 인덱스 전략, 차익거래, 헤지거래 등으로 공매도 물량을 손쉽게 차입해 매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셀트리온이 이전상장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어 투자 자금을 분산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지금껏 코스닥 시장에서 대장주로서 맏형 역할을 잘해 온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상장이 능사는 아니라는 얘기이다. 물론, 무조건 코스닥에 남아야 한다는 의미 또한 아니다. 그저 단순한 외적 요인만 보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하기보다는, 주도면밀한 분석으로 ‘심사숙고(深思熟考)’한 후 판단하는 주주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