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복지부 깜짝 방문…“과로 순직 워킹맘 사무관 자리 보고 싶었다”

입력 2017-08-2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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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업무보고 전 예고 없이 찾아 …"공무원 복지 책임 못지면 국민복지 책임 못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7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핵심정책 토의'에 앞서 보건복지부를 깜짝 방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및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25일 정부세종청사를 첫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업무보고에 앞서 예고 없이 복지부 복지정책관실 기초의료보장과를 ‘깜짝 방문’했다.

문 대통령이 복지부, 그 중에서도 기초의료보장과를 들른 것은 올해 1월 세 아이를 둔 ‘워킹맘’으로 일하다가 휴일 출근 중 청사에서 순직한 김 모 사무관의 안타까운 사연 때문이었다.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김 사무관이 앉아서 일하던 자리 앞에 선 문 대통령은 침통한 표정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물끄러미 자리를 바라보기만 했다.

김 사무관과 일하던 동료들과 마주앉은 문 대통령은 "오늘 세종시로 업무보고를 받으러 내려오는 길에 김 사무관 자리를 들러보고 싶었다"며 “그때 너무 마음이 아파서 페이스북에 추모하는 글도 남겼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소식이 전해진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과로로 숨진 여성 공무원의 소식에 또 한 번 가슴이 무너진다"고 적으며 위로의 마음을 표한 바 있다.

이어 "아이도 셋이 있고 육아하면서 주말에 토요일에도 근무하고 일요일에도 근무하다가 그런 변을 당한 게 아닌가, 그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그나마 이른 시일 내 순직으로 인정돼 다행스러운데 같은 부서 분들이 가슴이 아플 것 같다"고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도 복지가 필요한데 공무원 수가 적은데 아직도 공무원 수를 늘리는데 대한 거부감이 있다"며 "새 정부가 복지 정책에 관심을 쏟고 있어서 업무가 더 늘지 않았을까 걱정된다. 여러분들에게 짐으로 남지 않을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복지부 공무원들과 즉석 간담회 시간을 갖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가담회에서 배석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복지 공무원들 복지를 책임지지 못 하면 국민복지를 어떻게 책임지겠나"며 “국ㆍ과장님들, 직원들 연차 휴가 다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실 건가요"라고 연차소진을 주문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 직원으로부터 '다른 부처에 비해 인원이 20∼30%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복지국가로 가면서 복지 업무가 늘어나서 그런 것 같다"며 직무평가 분석 등으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세 자녀를 둔 다른 남성 직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는 "아빠들의 육아휴직 사용 실태는 어떤가"라고 묻기도 했다. 또 이 직원이 '(육아휴직 급여가) 150만원으로 인상된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놓였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대통령 덕분이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상급자가 싫어하지 않더라도 '내가 가면 다른 동료들이 일을 떠안아야 한다'고 생각해 휴직하기가 쉽지 않다"며 "아빠들은 등을 떠밀어서라도 육아휴직을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아이 세 명부터는 출산부터 졸업까지 책임지겠다고 한 제 공약을 기억하셔야 한다"며 "적당한 시기에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도 부처별로 받아보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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