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현지법인 설립..."금융시장 진출 적기"
국내 은행권이 '불모지'와 같았던 러시아 금융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최근 우리나라와 러시아 양국간에 경제협력이 더욱 활성화되는 한편, 러시아 금융시장이 급변하면서 M&A(인수ㆍ합병)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금융시장 진출에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은행권 잇따른 진출 모색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 17일 국내 금융권 최초로 현지법인인 '러시아 우리은행'을 설립하고 현지인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지난 2003년 6월 모스크바 사무소를 세운지 약 5년 만에 이룬 성과다.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이날 "이번 러시아 현지법인 설립은 우리나라 금융사에 있어 큰 획을 긋는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중국에 이어 러시아까지 국내 최초로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기업은행과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도 러시아 진출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해외사업부를 신설하고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우선 오는 3월말 러시아 현지사무소를 개설하고 현지법인 설립이나 현지은행 인수 등 다각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러시아는 약 700여개 중소규모의 은행들이 최근 은행간 M&A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현지은행 인수의 경우 러시아 특유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리스크가 있는 게 사실이나 인수가치가 충분한 은행들도 상당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현지은행 인수를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현지은행 인수나 현지법인 설립 등 다각적인 진출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외환은행도 러시아 현지에 직원을 파견하고 다각적인 진출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금년 상반기 중 현지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라며 "러시아는 국내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는 만큼 현지 금융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불모지에서 '개척의 땅'으로
본래 러시아는 구 조흥은행이 1998년 현지법인 설립한 후 같은 해 외환위기로 인해 불가피하게 철수한 국내 은행들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과 러시아 양국간의 급속한 경제교류 확대로 인해 한국기업과 교민들의 불편이 남달리 컸던 지역이다.
따라서 이번 우리은행의 러시아 현지법인 설립과 국내 은행들이 잇따른 진출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어 새로운 '개척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