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끝나간다. 늦게 휴가를 떠나는 사람도 있다. 지금 떠나는 휴가는 물가보다는 산사가 더 나을 것이다. 산사를 찾아 복잡하고 어려운 현실을 잠시 뒤로 밀쳐놓고 자연에 몸을 맡긴 채 조용히 명상에 잠긴다면 최고의 휴식이 될 것이다.
산사에 머물다 보면 더러 절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절에서 하는 식사를 ‘공양’이라고 한다. 공양은 한자로 ‘供養’이라고 쓰며 각기 ‘이바지할 공’, ‘기를 양’이라고 훈독한다. ‘이바지’는 어떤 일에 도움이 되게 한다는 뜻도 있고, 또 “음식이나 옷을 대어 주거나 뒤를 돌봐 주는 일”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공양은 직역하자면 ‘음식이나 옷을 갖춰 대주기도 하고 일을 돌봐줌으로써 잘 기르는(모시는) 행위’를 이르는 말이다. 부모님을 ‘공양’하는 것이 바로 그런 의미이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부처(불상), 불법(佛法=佛經), 불승(佛僧:스님), 즉 삼보(三寶:세 가지 보배)에 대해 공경하는 마음으로 뭔가를 바치는 일을 일상으로 행한다. 불상이 누추하지 않도록 개금(改金:불상에 다시 황금 물을 칠함)을 하거나 부처의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은 부처에 대한 공양이고, 불경을 베끼거나 판각하는 것은 물론, 불경을 계속 읽는 것은 불법에 대한 공양이다. 그리고 스님께 음식이나 옷을 드리는 것은 불승에 대한 공양이다.
절에서 먹는 음식은 어느 것 하나 공양이 아닌 것이 없다. 불자들로부터 받은 공양도 있지만 스님들이 직접 수확한 것도 실은 자연으로부터 공양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절에서 먹는 밥을 통칭하여 공양이라고 부르는데, 이처럼 공양으로 먹는 음식 앞에서는 누구라도 경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음식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음식에 ‘쓰레기’라는 말을 붙인 것 자체가 불경스러운 일이다. 속세의 일상에서도 ‘공양’의 의미를 새기는 식생활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