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와 대결할 인공지능 ‘알파고’의 윤곽이 드러났다. 다만 개발기간을 고려해볼 때 내년 대결 성사도 불투명해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딥마인드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스타2 기계학습 툴인 ‘SC2LE’ API를 공개했다. API란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을 뜻한다. 알파고는 이 API를 통해 본격적으로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학습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게임 내에서의 손 빠르기 속도를 나타내는 APM이 국내 프로게이머는 평균 300인데 반해 알파고는 2만의 수치를 갖게 된다. 인간과의 대결에서는 알파고가 APM 수치를 프로게이머와 비슷하게 설정해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알파고가 바둑 이후의 대결 종목으로 스타2를 선택한 것을 크게 4가지로 꼽는다. 우선 스타2는 매 순간 고려할 요소가 많은 전략 게임이기 때문에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게임이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시간까지 소요되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여러 가지 메모리를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선택의 이유다. 또 복잡한 조작과정으로 인해 알파고가 도전했던 그 어떤 게임보다 변화요소가 많고, 바둑의 기보처럼 플레이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알파고가 학습할 수 있는 자료도 많다.
하지만 현재 알파고의 실력으로 인간과 대결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알파고는 스타2의 초급 봇에게도 패배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인이라도 어느 정도 숙달되면 초급 봇을 이기는 것은 어려운 편이 아니다. 가장 높은 실력이라는 인간 프로게이머와 대결을 펼치기에는 아직 수준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알파고가 API를 공개한 만큼 학습 능력을 통해 단기간에 실력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게임의 리플레이가 다양하고 바둑의 기보처럼 고수의 데이터가 많아 빠르게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둑 버전의 알파고는 개발 단계부터 2년 만에 이세돌 9단에게 도전해 승리한 만큼 이보다 빠른 기간에 개발을 마무리하고 대결이 성사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구글 측은 정확한 개발 기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바둑 버전의 알파고는 대국 직전 이세돌 9단보다 실력이 낮게 측정됐지만 결국에는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스타2는 바둑보다 변수가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