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20년 만에 첫 M&A…콘텐츠 왕국으로 본격 몸집 키우나

입력 2017-08-0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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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로고. 사진=AP뉴시스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가 창사 이래 첫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첫 M&A 대상이 콘텐츠 기업이라는 점에서 업계에 부는 콘텐츠 전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는 7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소재 만화 출판기업 밀러월드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넷플릭스로서는 창사 20년 만에 첫 M&A다. 밀러월드는 영화 ‘킹스맨’‘킥애스’‘올드맨 로건’ 등 유명한 만화의 소유권을 갖고 콘텐츠 기업이다. 이 회사가 보유한 콘텐츠 장르는 판타지에서부터 공상과학(SF)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회사를 설립한 마크 밀러는 창업 직전 10년 가까이 마블스튜디오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다만, 이미 영화로 제작된 킥애스나 킹스맨은 이번 거래에 포함되지 않았다.

넷플릭스가 밀러월드에 지급한 인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인수가가 5000만 달러~1억 달러 선일 것으로 추정했다. 시가총액 780억 달러에 19억 달러가량의 현금을 보유한 넷플렉스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거래다.

하지만 이번 인수는 회사의 전략 변화를 알려주는 중요한 대목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DVD 대여업체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에서 또다시 자체 제작 콘텐츠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넷플릭스는 그간 스튜디오나 방송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TV쇼나 영화 콘텐츠 등을 확보해왔다. 이번 밀러월드 인수로 지적재산권을 소유하게 됨으로써 넷플릭스는 외부 업체와의 계약 협상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일이 줄어들게 됐다. 이에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줄이고 콘텐츠와 관련된 소비상품들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최근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는 물론 기존 방송사와 케이블TV 업체들 사이에서 콘텐츠 전쟁이 치열하다. 이들은 더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으며 넷플릭스의 첫 M&A도 이러한 맥락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이번 M&A는 또한 넷플릭스가 만화를 소재로 한 콘텐츠에 주력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기도 하다. 넷플릭스는 월트디즈니 산하 마블과 제휴를 맺고 독점으로 ‘데어데블’과 ‘루크케이지’등의 TV 시리즈를 확보하고 있다.

한편 이날 넷플릭스 주가는 전일 대비 0.59% 오른 181.33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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