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밸류고배당…’ 한달간 354억 뭉칫돈
#.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여름휴가를 앞두고 고민이 깊다. 8월 유럽 장기여행을 떠날 계획이지만 아직 적정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에 투자하자니 위험성이 높고, 예금통장에 넣자니 채 2%도 안 되는 금리가 불만족스럽다.
안정적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배당주 펀드가 여름휴가를 앞둔 투자자들에게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상장사들의 지배구조 개선 추세와 사상 최대 이익 실현 가능성에 힘입어 ‘배당 증대’라는 장밋빛 전망에 힘이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신영밸류고배당[자](주식)C형’의 패밀리 설정액(운용자산 합산)은 2조3171억 원으로 최근 1개월간 354억 원이 순유입됐다. 작년 12월 이후 6359억 원가량 대규모 자금이 이탈하면서 골머리를 앓았지만 신규 자금이 조금씩 유입되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베어링고배당증권투자회사(주식)A’와 ‘베어링고배당[자](주식)A’에는 각각 581억 원, 387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같은 흐름은 과거 배당주 펀드가 인기를 끈 요인과 차별화된다. 통상 배당주 펀드가 가장 주목받는 시기는 기말배당 확정을 위해 주주명부가 폐쇄되는 10~11월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반기 초입에도 투자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지원 KB증권 WM리서치부 연구원은 “지분율이 높은 자회사의 배당 확대는 지주회사의 현금 흐름에 긍정적이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높아질 수 있다”며 “올해 코스피 기업들이 사상 최대 순이익 달성이 기대되는 만큼 전체 배당 규모 증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한 코스피 상장사 올해 연간 순이익은 135조815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6.6% 늘어난 규모다.
실제 키움증권의 경우 올해 코스피 예상 배당성향으로 25%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배당수익률도 2% 후반대로 봤다. 유진투자증권도 이와 유사한 수준의 배당성향(28%)을 가정, 배당수익률 추정치로 2.5%를 제시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정기예적금 금리를 웃도는 수준으로 주식으로 저축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배당성향 확대는) 주주가치를 위한 배당성향 상향 조정과 당기순이익 증가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재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적금 금리는 1.1~1.8%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