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업종 26종→10종 축소에도 공감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노선버스업의 ‘무제한 근로’를 제한하기로 했다. 최근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데 따른 조치다.
환노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과 바른정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31일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 소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노선버스 여객운송사업을 사실상 무제한 근로가 허용되는 ‘특례업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환노위는 이같은 방침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추후 회의에서 의결하기로 했다.
근로기준법 59조는 주 1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근로시간과 휴게시간(4시간 이상 근로시 30분, 8시간 이상 근로시 1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27개의 특례업종을 규정하고 있다. 운수업, 통신업, 금융보험업, 의료·위생업, 영화제작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최근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버스사고와 화물트럭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여야는 그 원인이 버스업계에 만연한 ‘장기간 근로’에 있다고 보고 이를 시정하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운수업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 버스기사들도 다른 직업 종사자와 마찬가지로 ‘주중 52시간(주말 16시간은 별도)’의 초과근로 제한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한 의원은 “실제 시행시기는 근로기준법의 개정시기, 시행 시기와 맞물려 논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차기 환노의 회의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위는 또 연장근로의 한도를 설정하지 않은 특례업종을 현행 26종을 10종으로 축소하는 방안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이는 지난 2012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산하 근로시간특례업종개선위원회가 근로시간특례업종의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으로 제시한 공익위원안을 법률안으로 수용한 것이다.
특례업종을 유지하기로 한 10개 업종은 육상 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노선 여객 자동차 운송업 제외),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 관련 서비스업 그리고 영상 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 방송업, 전기통신업, 보건업, 하수 폐수 및 분뇨 처리업,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다.
하 의원은 “특례업종에서 뺄 수 있는 것은 다 빼겠다는 것”이라며 “추가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조속히 다음 회의 시간을 잡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노선 여객 운송업이) 특례업종에서 빠지면 근로시간이 실제 단축되는 것”이라며 “이것이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에 대해 정부에 9월 초까지 실태조사를 하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노선버스업의 특례업종 제외와 특례업종 축소 논의를 계기로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시간 단축 논의에도 다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