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취임식' 프레젠테이션하는 검찰총장… 문무일 "나부터 바뀌겠다"

입력 2017-07-25 18:41수정 2017-08-0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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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저부터 솔선수범해 우리 국민, 우리 동반자, 우리 구성원의 목소리를 청해 듣겠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흘러 나오고, 검찰 직원들은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문재인 정부 첫 검찰총장의 취임식장 모습이다.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은 장내에 들어서자마자 검사들을 향해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인사했다.

문 신임 총장은 25일 오후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위해 발표대에 섰다. 문 총장 뒤로는 그가 제시한 투명 검찰, 바른 검찰, 열린 검찰 등 3가지 제안과 검찰 신뢰도 그래프가 펼쳐졌다.

문 총장은 "검찰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 국민들은 내부 비리, 정치적 중립성 미흡, 과잉수사, 반성하지 않는 자세 등을 꼽고 있다"며 "이제는 검찰의 모습이 바뀐다는 것을 보여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권위적인 조직문화 탈피의 일환으로 취임식장에서 줄맞춰 진행하던 개별 신고도 없앴다. 이전 취임식에서 일렬종대로 선 검사들에게 차례로 인사받던 모습이 사라졌다. 법무부 탈검찰화 방침에 따라 이날 행사에는 법무부 간부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취임사에 앞서 8분 남짓 재생된 '이런 검찰을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에는 택배배달원, 시장상인을 비롯해 성범죄 피해자, 로스쿨생, 검찰 실무관 등의 다양한 목소리가 담겼다.

특히 '약촌오거리 살인 재심사건'에서 무죄를 이끈 박준영 변호사는 "밤 10시 넘은 시각까지 검찰청 건물에 불이 켜져 있는 모습을 봤다. 대한민국 검사들이 고생하는 것을 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변호사는 "인간이 한 일은 때로 오류가 있다"며 "솔직하게만 밝히면 국민들은 받아들일 관용과 아량이 있으므로 검찰이 잘못을 바로잡는 데 적극적인 노력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사건관계인의 목소리를 하나라도 더 새겨들어 조금이라도 억울함을 줄일 수 있도록 하자"며 "권위적인 내부 문화부터 동행의 문화로 바꾸자"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인사를 앞두고 분주해진 모습이다. 기획 수사를 뒷받침했던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은 사실상 조직 개편을 예고한 상황이다. 범죄정보기획관실 수사관들은 이날 아침 오는 31일자 수사관 정기 인사 때 전원 원소속 검찰청에 복귀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범죄정보기획관실의 역할, 대외 활동방식 등에 대해서 구체적인 방침을 정하는 등 리빌딩 후 수사관 선발 등 절차를 거쳐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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