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성장 사이클 이제 초입… 한국에선 은행주 유망”
2017년 미국 금리정상화 원년을 앞두고 증시에 전운이 감돌던 작년 12월. AB자산운용의 주식부문을 이끄는 데이비드 윙<사진>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상반기 강력한 글로벌 상승랠리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윙 선임 매니저는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7년 하반기 주식·채권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세계 경제는 골디락스적인 상황이었다”며 작년을 회고했다. ‘골디락스(Goldilocks)’는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도,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도 염려할 필요 없는 최적의 상태를 말한다.
당시 윙 매니저는 트럼프 신정부의 미국 내 세금인하와 미국 해외법인 이익의 자국 송금에 대한 세금 인하, 확대 재정정책 등이 미국 등 세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악재보다 호재에 무게를 뒀다.
윙 매니저는 이날 “2016년이 기업 실적에 좋은 환경은 아니었는데 올 초부터 긍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채권 쪽에서는 우리가 경기성장세 후반부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주식 입장에선 실적 침체기를 막 지난 경기상승 사이클 초입부”라고 강조했다. 주식시장의 호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성장률로는 11%를 예상했다. 유럽의 경우 기저효과에 따라 18%를 점쳤다. 9%로 상대적으로 기대가 적었던 일본의 예상 성장률 역시 최근 들어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는 “과거 20년 동안 기업 실적은 보통 이 정도 개선세를 나타냈고, 지난 7~8년이 예외였던 것”이라며 일시적·예외적 상황이 아님을 강조했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실적 부양을 위해 실천해 온 조치들이 이제 가시화될 것이란 기대다.
추천 지역은 미국과 유럽, 신흥국 시장이다. 미국은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고평가(18배)됐지만 무위험률이 높아 프리미엄이 붙을 수밖에 없다는 것. 기술주와 금융주가 유망하다. 유럽은 기저효과, 신흥국 시장도 수익성이 매력적이다.
한국 시장에선 은행주에 관심을 보였다. 전세계적인 금리 상승기 금융주의 순이자마진(NIM) 개선세가 예상되는 만큼 같은 맥락에서 기대된다는 것. 매출 성장과 비용 통제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