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업계와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는 트러스트부동산이 주택임대관리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며 입지다지기에 나선다.
12일 트러스트부동산은 주택임대관리 서비스인 '트러스트 스테이' 사업을 이날 발표하고 내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보증금과 월세 조건을 언제든 원하는대로 설계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집주인과 세입자는 자금 사정에 따라 보증금과 월세 비중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집주인(임대인) 여유자금이 생기면 트러스트 측에 보증금을 원하는 만큼 반환하고 월세 비중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돈이 필요할 경우 월세를 덜 받는 대신, 그만큼 보증금을 늘려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1년치 월세를 선불로 받는 것도 가능하다. 세입자(임차인) 역시 자금 사정에 따라 보증금과 월세 비중 변경이 가능하다.
기존에 온라인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매물을 소개하고 부동산 법률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던 것에서 임대 관리로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다.
변호사가 공인중개업에 뛰어든 첫 주자인 트러스트부동산은 공인중개업계와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트러스트부동산은 부동산중개와 관련한 법률자문을 제공하며 중개시장에 등판했다. 특히 매매금액이 2억5000만 원(전·월세 3억 원) 미만이면 45만 원, 그 이상이면 99만 원을 일괄 적용하는 파격적인 수수료 체계를 들고 나와 기존 중개시장 판도가 크게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이에 공인중개업계는 '무등록으로 보수를 받으며 중개업을 하고, 중개매물을 표시·광고하면서 공인중개사무소 등과 유사한 명칭을 사용했다'며 반발했지만, 법원은 이 같은 사실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트러스트부동산 측에 무죄를 선고했다.
1심 무죄 판결로 영업의 발판을 마련한 트러스트부동산은 집을 구하는 사람이 매수희망가를 공개해 소비자가 거래 상대방을 쉽게 찾는 '아파트 거래소'서비스를 도입하며 영업 다각화에 나섰다. 항소심 공판 결과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이번 '트러스트 스테이'로 다시 한 번 중개시장의 입지 다지기에 나선 셈이다. 공판 결과는 이달 중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트러스트 측은 이번 서비스가 기존 매물 소개 서비스와 다른 임대관리 영역이어서 법적으로 문제되는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해당 서비스와 관련한 홍보도 향후 적극적으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러스트 스테이' 서비스 출시에 맞춰 '부동산 거래 서비스 제공 방법 및 서버' 등 3건에 대해 특허도 취득한 만큼 이번 서비스 영역의 진입장벽이 높아 후발주자가 들어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트러스트는 이번 서비스를 계기로 거주와 관련한 다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부동산서비스 업체으로 한 발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공승배 트러스트 대표는 "이번 트러스트 스테이는 장기적으로 서울은 물론 전국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대단지 위주로 지점을 마련하고 이를 거점으로 삼아 해당 서비스는 물론 포장이사·입주청소·법률·세무·자산관리 등 거주 전반의 종합부동산서비스를 제공할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