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연초까지 이어진 갈등의 골

입력 2008-01-03 09:14수정 2008-01-0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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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SKT 하나로텔 인수에 급제동 건 이유

지난해 황금주파수 로밍 문제, CI 도용 문제, 강제광고 논란 등으로 깊어진 SK와 LG의 갈등이 연초까지 이어지고 있다.

LG텔레콤을 시작으로 LG데이콤, LG파워콤이 가세한 LG그룹 통신 3사는 연초부터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통신시장의 복점구조 고착화, 이용자 이익 저해, 후발사업자 공멸 등 통신시장 발전에 저해된다는 점을 들며 인가 불허를 주장하는 내용의 공동건의문을 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

LG텔레콤이 지난해 SK텔레콤의 황금주파수(800㎒) 독점 문제와 CI 도용, T링 서비스의 강제 광고 문제를 문제 삼은데 이어 이번에는 LG그룹 통신 계열사들이 모두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급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SK와 LG진영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LG텔레콤은 SK텔레콤과 지난해 대리점 CI 도용 문제로 서로 고발을 해놓은 상태며, SK텔레콤의 가입자식별음인 'T-Ring' 서비스에 대해 강제 광고를 통한 이용자 이익 저해와 공정경쟁 질서 훼손 등을 이유로 통신위에 '금지 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LG텔레콤과 SK텔레콤의 갈등은 사실상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황금주파수' 로밍 문제로 촉발됐다.

LG텔레콤이 SK텔레콤에 산간이나 오지의 190여 개 기지국에 대한 로밍을 요청했으나 SK텔레콤은 마케팅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혔다.

LG텔레콤의 황금주파수 로밍 요청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자 SK텔레콤은 그동안 상호 협의하에 조정해온 대리점 CI 도용 문제로 LG텔레콤을 경찰에 고발했고, LG텔레콤도 SK텔레콤의 대리점 CI 도용을 고발하며 곧바로 응수에 나섰다.

또한 LG텔레콤은 지난해 12월 SK텔레콤의 'T-Ring' 서비스 금지선고서를 통신위에 제출, SK텔레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게다가 새해 첫날부터 LG측은 통신 계열 3사가 공동으로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제동을 걸며 SK텔레콤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러한 LG측의 SK텔레콤 압박 배경은 LG그룹의 통신 계열사들이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따른 통신시장의 지각변동으로 입지가 그만큼 좁아질 것을 우려한 노림수로 해석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는 국내 통신시장을 KT와 SK진영의 양강체제로 재편시키고, 이에 따라 LG그룹 통신부문이 그동안의 '만년 꼴치'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힘들어져 통신시장에서 경쟁력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LG그룹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하는 의도는 사업을 통한 실질적인 가치 창출보다는 SK그룹의 기업가치 상승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라며 “이는 후발사업자의 생존기반 상실로 이어져 SK텔레콤의 무차별적인 사업영역 확대가 건전한 통신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계기로 이동통신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유선시장까지 전이시킬 경우 통신시장의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되기 때문에 그만큼 후발사업자들은 설 자리가 좁아지게 된다"며 "통신업계 공룡기업을 키워 경쟁환경이 악화되면 이용자에게도 결코 긍정적인 효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인가 문제에 대해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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