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엔진의 공개매각 절차가 시작됐다. 사업부문 분할매각 여부와 매각가 수준이 이번 매각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STX엔진 매각을 주관하는 산업은행 M&A실과 한영회계법인은 5일 STX엔진 주식 2407만1650주(발행주식 총 수의 87.04%)에 대한 공개경쟁 입찰 공고를 냈다. 인수의향서(LOI)는 다음달 2일까지 받는다.
산업은행 등 STX엔진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소속 6개 채권금융기관은 보유 중인 보통주 1942만4300주와 의결권 없는 전환주식 464만7350주 전량을 인수하는 ‘통매각’ 조건이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분할매각도 불사할 방침이다.
복수의 STX엔진 매각 관계자는 “우선 지분 전량을 인수할 계약자를 찾는 데 주력하겠지만 다수의 인수의향자들이 분할매각을 요구할 경우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대한 매각을 성사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할매각 여부와 더불어 매각가 역시 쟁점이다. 산업은행이 지난 5월 STX엔진의 매각 방침을 발표한 후 연초 6000~7000원 선에서 거래되던 주가가 지난달 말 장중 2만 원을 넘으며 3배 이상 오른 상태다. 전일 종가(1만9700원) 기준 채권단의 지분가치는 약 470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STX엔진의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약 490억 원에 불과하다. 제조업 기업의 매매가격 산정 시 통상 EBITDA 대비 6~8배를 적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매매가치는 4000억 원을 밑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도 현재 시가총액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매각구조와 가격 산정 등에서 채권단이 적극적으로 협상할 의지를 보이면서 관련업계에서도 다수의 업체들이 STX엔진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엔진의 방산 분야는 물론이고 그간 엔진을 납품받아 온 중·소형 조선사들도 인수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으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STX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채권단 관리를 받게 됐을 때 가장 빠르게 정상화가 가능한 기업으로 STX엔진이 꼽혔다”며 “아직까지도 기술력은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외국 SI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