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정부 철학과 관계없이 가야할 책임 있어”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 대열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과제는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54일 만, 달포를 넘긴 지명 시일 탓에 숙제는 밀려있다. 최 후보자는 3일 가진 간담회에서 우선순위로 일자리 창출, 가계부채, 서민금융, 기업구조조정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첫손으로 꼽은 일자리 창출은 문재인 정부의 모든 주체가 힘을 모아야 하는 과제다. 금융 부문에서는 가계부채가 최 후보자가 임명 직후 맞닥뜨릴 최우선 정책이 되는 셈이다.
가계부채와 관련 그는 “소득을 늘려 부채를 잘 갚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제 일반론이라면 “자금은 보다 더 생산적인 부분으로 흘러야 한다. 가계부채는 가계에 자금이 많이 운용된 것이 거시적 원인”이라고 한 것은 금융규제 강화를 유출할 수 있는 대목이다. 8월 발표될 가계부채 종합대책에는 미래소득을 반영한 신 DTI(총부채상환비율) 도입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최 후보자는 이 같은 정책을 정교화하는 중책을 맡는다.
기업구조조정은 각 기관의 역할 재정립이 주요 흐름이 될 전망이다. 시장의 역할을 키우기 위해 금융위는 팀의 주장보다는 게임의 심판 역할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금융자본인 KDB산업은행의 역할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올해 초 대우조선해양의 추가 유동성 지원 때 수출입은행장으로 협의 일선에 참여했다. 금호타이어의 매각이 불발돼 법정관리 수순을 밟는다면 이는 최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으로서 맡는 첫 번째 대기업 구조조정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밖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잔여지분, 대우건설 등 산은·수은 자회사 매각은 풀어야 할 실타래다.
은산 분리 완화는 금융위가 추진해야 할 주요 정책이다. 현행 은행법은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1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들의 의결권 지분은 4%다. 케이뱅크의 추가 자본확충과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해서는 은산 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이외에 △대기업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금융사 적격자본 평가방식 △소액 장기연체 채권 탕감 등이 최 후보자의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