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北核·사드’ 난제 안고 ‘국제외교 데뷔’

입력 2017-06-2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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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韓美정상회담 오늘 출국, 북핵 논의 후 공동성명 채택

백악관 관례깨고 블레어하우스 3박 허용…문 대통령 국빈 대접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자 미국 방문길에 오르면서 첫 국제외교 무대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데뷔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놓친 외교 공백과 경제외교를 복원하는 계기여서 의미가 깊다. 특히 노무현 정부 이후 9년 만에 뒤바뀐 여야로 열리는 첫 정상회담이어서 문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외적으로 북 핵·미사일 문제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경제 보복, 미국의 신보호무역주의 장벽 등 헤쳐나가야 할 난간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첫 외교 무대 데뷔전으로 미국을 선택한 이유는 대외적으로 한·미 간 굳건한 동맹을 다시 알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국내 사드 배치 논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상황에서 최근 발생한 웜비어 사망 사건은 북 핵·미사일 위협에 미국이 자칫 잘못된 판단으로 군사 옵션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의를 다지며 신뢰를 쌓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측이 백악관의 내부 관례를 깨고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Blair House)에 3박 모두 문 대통령이 머물 수 있게 한 것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청신호로 보인다. 이번 방미가 공식 실무 방문이어서 국빈 방문이 아니면 대부분 2박을 제공하는 것이 백악관의 관례다.

이번 방미에 눈여겨볼 점은 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에 도착하자마자 첫 미국 순방 공식일정으로 미 버지니아주 콴티코시의 미 해병대국립박물관 앞 공원에 세워진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택한 점이다. 장진호 전투는 6·25 당시 중공군의 개입으로 한미 양국 군을 포함해 많은 유엔군이 희생당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의 하나다. 또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알려진 흥남철수 작전에 성공할 수 있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전투다. 이번 방미에 장진호 전투기념비 헌화는 한미동맹의 특별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문 대통령 가족사와도 연결돼 중요한 상징성이 있다.

이같이 미국과의 혈맹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의 행보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이번 순방의 최대 관심사다.

한미 정상 회담 때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의 미국·중국 등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 국익 우선의 균형적 외교를 계승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할 말은 하겠다”는 외교 철학을 밝힌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과의 63년간 혈맹관계를 강조해 북 핵·미사일 위협 공동 대처와 사드 배치 논란의 오해를 풀고 새로운 한미관계의 분수령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가장 시급한 과제인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공동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번 미국 순방에서 한·미 양국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한·미 비즈니즈 라운드 테이블’ 만찬 참석과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한 상·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통해 경제외교도 활발히 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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