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ㆍ조선 등 모든 업종...해외기업도 포함
올해 재계에서는 유난히 기업간 인수ㆍ합병(M&A)이 주목을 받은 해 였다.
그간 인수합병에 대해 무관심했던 삼성 역시 소규모지만 13년 만에 M&A시장에 뛰어들면서 눈길을 끌었다.
업종도 다양해 전자 업종을 비롯해 조선ㆍ중공업ㆍ유통 등 모든 업종에서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내년에도 국내 1위 물류업체인 대한통운, 세계 조선 2위 대우조선해양 등의 매각절차가 진행중인만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M&A시장은 활황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이같은 현상은 기술 개발과 조직을 갖추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차려진 밥상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기업들은 M&A가 가지고 있는 달콤함을 맘껏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두산, 글로벌 기업 체제 준비완료
올해 국내외 M&A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기업은 단연 두산 그룹이다.
소비 기업에서 중공업으로 탈바꿈한 두산은 올해 미국의 세계 최대 중소형 건설장비업체인 ‘밥캣(Bobcat)’을 인수했다.
두산의 이번 인수로 국내 기업도 세계 M&A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모범 사례를 남겼다.
두산은 밥캣의 3개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2012년 건설기계분야 글로벌 TOP 3 도약’을 목표로 설정하고 세계적인 기업들의 원천기술 및 차세대 기술 확보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해외 기업들의 인수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
두산 그룹의 M&A를 총괄 책임지고 있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은 입버릇 처럼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성장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M&A는 이런 시간과 에너지를 크게 줄여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라고 말 하고 있어 앞으로의 M&A시장에서의 두산의 모습은 더욱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STX, M&A 통해 세계 기업으로 거듭
최근 M&A 시장에서 STX그룹을 빼놓고 언급하기가 곤란하다.
STX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 STX팬오션 등 모두 M&A를 통해서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으로 커져나가고 있다.
비단 조선ㆍ해운 분야를 떠나 최근에는 건설 업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올해 STX는 대형 M&A로 역전극을 펼치고 있다.
STX는 국내 대형조선업체들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크루즈선 제작을 M&A를 통해 한발 앞서나가고 있다.
STX는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사를 둔 세계 2위 크루즈선 업체 아커야즈 사를 전격 인수했다.
현재 유럽집행위원회(EC)의 반독점 판정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지만 STX그룹은 통과의례일뿐 대세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유진그룹, 유통업계로 발돋움
유진그룹은 올해 M&A시장에서 끝없이 영역을 확대하면서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고 있다.
올 2월 로젠택배를 시작으로 서울증권, 한국통운에 이어 최근 전자제품 유통업체 하이마트까지 인수하면서 재계의 ‘무서운 아이’로 떠올랐다.
이로써 유진그룹은 기존 주력 사업인 레미콘 사업에서 건설·물류·금융에 이어 유통업까지 진출하게 됐다.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은 평소 M&A에 대해 '기업의 ‘시간’과 ‘인재’를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효성ㆍ한화 등도 M&A 동참
이외에도 효성ㆍ한화그룹 등도 신성장동력 찾기를 위해 M&A시장에 가세했다.
효성그룹도 중국 변압기 회사와 독일 필름 생산업체, 미국 타이어코드(타이어 보강재) 공장을 잇따라 인수했다.
한화그룹도 11월 한화L&C(옛 한화종합화학)가 미국 자동차 부품업체 ‘아즈델’을 사들이는 등 활발하게 움직였다.
삼성은 규모면에서 작지만 비메모리 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이스라엘 비메모리(CMOS Image Sensor) 설계 전문업체 ‘트랜스칩’을 인수했다.
현대ㆍ기아차그룹도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증권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SK그룹은 중국 이동통신시장 진출을 위해 SK텔레콤이 차이나유니콤에 1조원 가량을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