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중국산 부세를 국내산 굴비로 팔았더라도 '사기'는 아냐"

입력 2017-06-18 16:57수정 2017-06-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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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에서 중국산 부세를 국내산 굴비로 팔았더라도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사기와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식당 주인유모(47) 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만 원 및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청주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손님들이 메뉴판에 기재된 국내산이라는 원산지 표시에 속아 식당을 이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허위·과장광고일 수는 있어도 손님들이 음식대금을 지급한 것과의 인과관계는 부족하다는 게 재판부 결론이다. 원산지를 속인 소고기, 돼지고기, 해산물, 생선은 식당에서 제공되는 여러 요리와 반찬들 중 일부의 식재료였다.

앞서 1, 2심은 "수입산 식재료를 사용하고 중국산 부세를 조리해 제공하면서도 마치 국내산 식재료와 국내산 굴비인 것처럼 손님들을 속여 이에 속은 손님들로부터 음식대금 2억 원을 편취했다"고 판단, 모두 유죄로 봤다.

청주에서 남도음식 전문점을 운영하던 유 씨 등은 2만~5만 5000원짜리 코스요리에 중국산 부세를 굴비 대용품으로 사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유 씨가 사용한 중국산 부세는 25~30cm로 1마리당 5000~7000원 정도다. 같은 크기의 국내산 굴비는 1마리에 20만 원 내외로 판매된다. 유 씨는 손님들로부터 '이렇게 값이 싼데 영광굴비가 맞냐'는 질문을 받으면 중국산 부세를 전남 영광군 법성포에서 가공한 것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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