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준금리 인상도 가시권, 변동금리 대출자 타격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국내 금리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금융회사에 빚을 지고 있는 가계는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으며 여유가 있는 계층도 금리 변동에 따른 자산 운용 방식을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는 미국발(發) 금리 인상이 당장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저금리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였고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등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어 일정 수준에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출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금리 하락을 기대하고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개인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은 이들은 이자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으나 변동금리의 경우 이자가 애초에 예상했던 범위를 넘을 수 있다. 추가 대출을 받으려고 신청했다가 거절당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
무엇보다 자영업자나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산 개인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집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변동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샀는데 대출금리는 오르고 집값까지 하락하면 이중으로 자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정기헌 NH금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단기 대출이라면 변동금리가 크게 문제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중장기 대출을 받을 계획이라면 고정금리를 권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이어 “신용대출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면 인터넷 전문은행을 이용해 더 나은 금리를 찾아보고 자신의 경제력을 충분히 고려해 대출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산 운용과 관련해서는 선진국 경기가 비교적 양호한 상태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반영이며 기업 입장에서 보면 경기 활성화에 따른 매출 증대가 금리 상승에 따른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곽재혁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차장은 “주식 투자자가 좋은 성과를 낸 반면 채권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여건이 여전하다”며 “채권 투자자라면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잔존 만기를 줄이는 단기 채권 위주의 투자를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