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 업체들이 인도 현지시장에서 제기된 허위·과장 광고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평가받는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제품 라인업 뿐 아니라 광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인도 광고표준위원회(ASCI)의 고객불만협의회(CCC)는 지난달 214건의 허위·과장 광고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사항을 접수한 결과 LG전자의 에어컨 광고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ASCI는 LG전자가 3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에어컨 광고에서 △30% 빠른 냉각 △다른 에어컨 대비 66% 추가 에너지 절약 △모기퇴치 등의 문구가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ASCI는 LG전자에 “광고 문구가 입증되지 않았으며 다른 에어컨이 LG전자의 에어컨 제품보다 열등하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대해 LG전자 관계자는 “광고에 기재된 문구 내용은 모두 사실이 맞다”며 “인도의 에어컨 광고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인도의 ASCI는 1985년에 설립된 민간 조직이다. 정부기관이나 규제 기구는 아니지만, 지역이나 글로벌 광고 대행사들이 멤버로 속해있는 광고 대행사 연합회가 운영하고 있는 공식기구다. 소비자들이 광고에 대해서 이의제기나 문의를 하면 광고 회사와 연결해 해명을 요청하는 조정 기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도 갤럭시S7과 S7엣지의 방수 스마트폰 영상 광고가 과장 광고라는 소비자들의 불만제기를 ASCI로부터 전달받았다. 인도의 삼성 갤럭시 S7 영상광고에는 한 남성이 설거지를 하다가 핸드폰을 물이 담긴 싱크대에 빠트리고서 바로 꺼내 물기를 닦아 전화받는 모습이 나온다.
소비자들 중 일부는 해당 광고를 따라해 본 결과 핸드폰이 손상을 입었고, 해당 광고는 과장 광고라고 ASCI에 불만을 접수했다. 이에대해 ASCI는 CCC와의 검토, 기술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갤럭시 S7과 S7엣지가 방수 스마트 폰이라는 주장은 테스트 인증서를 통해 입증된 것이라고 사이트에 입장을 게재했다.
지난해 10월에도 삼성전자 인도사이트에 게재된 ‘갤럭시S5 구입 후 6개월 동안 무료 4G 데이터 얻기’라는 문구에 대해 허위·과장 광고라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사이트에서 광고 확인 후 제품을 구입했는데 그가 구입한 제품은 S5 중 3G데이터 제품으로, 4G 데이터 기능이 없어 혜택을 제공받지 못했다. 이에 해당 소비자는 “‘6개월 간 무료 4G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은 모호성으로 오도된 것”이라며 ASCI에 해당 광고에 대한 지적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의 ASCI는 국내 업체들 뿐만 아니라 수백개 광고에 제기된 불만 사항에 대한 해명을 요청하고 있다”며 “제기된 불만에 대한 팩트 확인만 해주면 해결되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