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코오롱 인사부문 상무 인터뷰
“여성친화적인 제도나 정책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변했습니다. ‘배려’가 아닌 여성의 ‘권리’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죠. 여성들이 누구나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여성인력을 발굴하고 육성해서 조직 내 자리매김하도록 돕는 게 제 역할이죠. HR(인적자원, Human Resource)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미션이라 생각합니다.”
박문희 코오롱 인사부문 상무는 여성인재 육성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 일·가정 양립의 가치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인사시스템과 여성정책을 만들고 운영한다. 여성인력이 다니기 좋은 회사는 남녀 모두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는 경험적 판단에서다.
박 상무는 근무경력의 절반에 달하는 약 12년간 HR부문에 몸담고, 인사정책과 제도 기획, 그룹임원 인사 등을 담당해왔다. 현재 지주회사 소속으로 약 4년 전에 자리를 옮겨 그룹 전체의 인사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다양한 여성친화제도들이 세밀하게 구성돼 운영되고 있습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아 조금씩 바꿔 나갔죠. 여성직원들이 잘 정착하고 뿌리내려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성만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제도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오롱은 ‘여성인력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펼치자’는 취지아래 2013년 각 계열사의 여성정책 담당자를 선정해 TF(태스크 포스)팀을 공식 출범해 운영했다. 보다 현실성 있는 제도 마련을 위해 경영진을 비롯한 인사담당 팀장과 끊임없는 소통 과정을 거쳐 제도의 완성도를 높였다. 대표적인 것이 모성보호관리 시스템 구축이다.
“2015년 그룹 통합 인사시스템 구축에 맞춰 모성보호제도를 시스템화했습니다. 그룹사의 여성인력이면 누구나 제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 것이죠. 속도는 더뎠지만, 여러 임직원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 노력이 향후 정책을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박 상무는 최고경영자의 여성인재 채용과 육성에 대한 의지가 여성친화적 제도 운영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친화적인 조직문화형성에는 리더의 의지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코오롱은 업계 최초로 2003년 여성인력 할당제를 도입해 대졸 신입사원의 30%를 여성으로 의무채용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최근 5년간 대졸 공채의 여성 채용비율은 평균 32.2%를 기록했다. 임원인사에서도 여성인재 발굴 의지를 반영해 2010년 이래 8년 연속 여성임원을 배출하고 있다. 2012년 임원인사에서는 코오롱그룹 최초로 여성 CEO(이수영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대표이사)가 배출된 바 있다.
“오랫동안 제조업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여성인력의 우수성과 인재의 필요성 등을 설득시키고 정착시키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10년 넘게 제도를 지속해오면서 여성인재 채용이 안정적으로 정착돼 운영되고 있어요. 또, 차기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팀장급, 임원급 단계마다 인재풀을 형성해 관리하는 일명 ‘넥스트미’로 불리는 후계자 육성 프로그램도 진행 중입니다.”
박 상무는 코오롱은 채용에서 여성을 우대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하면서, 예비 여성 인재들에 대한 투자도 늘려나갈 계획을 전했다. 여성 청년 구직자에게 기회를 더 주고자 여대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W인턴십 프로그램’의 참여 계열사를 늘려 여성인턴 채용을 확대하고, 취업과 연계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