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알파고 “보았나 인간? 다음은 스타크래프트다!”
69전 68승 1패이세돌 9단에게 5전 4승 1패, 인터넷 대국에서 60전 60승, 커제 9단에게 3전 3승, 단체 상담기 1전 1승. 2015년 정식 ‘데뷔’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의 압도적인 바둑 성적입니다. 그리고 알파고는 쿨하게 바둑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알파고의 다음 도전은 무엇일까요?
“사람처럼 ‘스타크래프트 2’를 플레이하는 인공지능(AI)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2로 인간과 맞대결을 펼치는 거죠.” -오리올 비얄스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 2016.11.5.
네, 바로 ‘스타크래프트 2’입니다.
구글 딥마인드는 스타크래프트 2의 개발사 블리자드로부터 프로그램 개발정보(API)를 제공받아 '스타크래프트2용 알파고'를 개발 중입니다. 업계에서는 내년 중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죠.
인공지능이 또다시 인간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요?
물론 인간은 신체적·물리적 제약이라는 약점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의 팔로 마우스를 움직이며 게임을 하나하나 조작해야 하죠. 이런 제약을 해결하기 위해인간을 위한 ‘로봇팔’도 연구 중입니다.
이런 점을 제외한다면 인공지능이 이기기 어려운 스타크래프트2 만의 ‘변수’가 존재합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상황이 펼쳐진다”바둑이 제한된 판에서 바둑돌을 놓는 단순한 방법을 지녔지만 스타크래프트는 자원 확보와 기지 개발, 전투, 정찰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집니다. 또 게임의 전체 판도 한눈에 볼 수 없어 한 가지 상황을 보고 과거의 기억으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상상, 미리 대처할 수 있어야 하죠.
“계산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바둑이 순서에 따라 번갈아가며 바둑돌을 놓는 ‘턴제’ 방식인 반면 스타크래프트는 상대방과 동시에 선택을 내려야 하고 실시간으로 쉴 틈 없이 게임이 진행됩니다. 이 같은 실시간 전략게임 방식은 상대방의 순서에 여유롭게 가장 확률이 높은 수를 계산하고 선택을 내렸던 알파고에는 다소 불리할 수도 있죠.
“경우의 수가 훨씬 많다”바둑알 하나로 경기를 진행하는 바둑과 달리 스타크래프트는 다양한 유닛과 건물, 언덕, 섬 등이 존재합니다. 또 보유하고 있는 자원과 기술, 건물을 건설하는 순서, 유닛이 움직이는 위치와 전략 등에 따라 그 결과물은 점점 늘어나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깝죠. 한마디로 알파고가 계산할 시간은 바둑보다 훨씬 줄어들고, 계산해야 하는 경우의 수는 훨씬 많아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 결과를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 바둑 대결에서 많은 사람들이 알파고의 실력을 얕봤듯이요.
구글 딥마인드와 블리자드는 알파고가 많은 바둑 대국을 보면서 이기는 법을 학습했듯 스타크래프트 2도 프로게이머들의 수많은 경기를 리플레이하며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하는지 ‘사람처럼’ 게임을 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이 눈으로 보고 조작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0.2초. 사람은 그것을 단축시키기 어렵지만 인공지능은 가능하지 않을까” -김동건 넥슨 데브캣스튜디오 본부장. SBS CNBC. 2016.3.16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을 볼 땐 인공지능 측이 이길 수 있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이은석 넥슨 디렉터, EBN. 2016.3.14.
“스타크래프트는 상황별 전략이 매우 중요한 게임. 인공지능이 따라잡을 수 없는 영역이다” -임요환, 연합뉴스. 2016.3.11.
“인공지능이 유닛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부분에서는 잘 할 수 있겠지만, 전략, 전술적인 결정은 아직은 사람이 앞서지 않을까 싶다” -이경종 엔씨소프트 게임 AI 팀장, 머니투데이. 2016.3.13.
“알파고의 스타크래프트 2 도전은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인공지능의 궁극적 목표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할 것입니다.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는데 필요한 스킬은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것과 아주 닮았거든요” -오리올 비얄스 구글 딥마인드 연구원. 2016.11.5.
인간을 위한 인간과의 대결이라지만 알파고의 도전이 어쩐지 섬뜩한 건 어쩔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