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수천억 날릴 판”… 석탄발전 ‘셧다운’ 피해 기업 울상

입력 2017-05-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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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 ‘당진에코파워’·포스코에너지 ‘삼척포스파워’ 사업 무산 위기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공정률 10% 미만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원점 재검토’ 공약을 내세우면서 석탄발전 업체를 가진 민간 기업들은 수천억 원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해당 공약이 정책으로 실현되면 정부와 민간업체 간 법적 공방까지 예상된다.

공정률 10% 미만인 석탄화력발전소는 △강릉안인 1·2호기 △삼척포스파워 1·2호 기 △당진에코파워 1·2호기 △고성하이 1·2호기다. 이 중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당진에코파워와 삼척포스파워 2곳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SK가스와 포스코에너지는 정부의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SK가스는 2014년 4월 고성그린파워 지분 19%를 인수하면서 석탄화력발전사업에 진출했다. 고성그린파워가 건설 중인 고성하이 1·2호기는 2월 착공을 시작해 착공 기준으로 공정률을 따지면 10%를 넘지 않는다. 고성하이 1·2호기에는 현재까지 7400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SK가스가 선 투자한 금액은 아직 미미해 공사 중단으로 입는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K가스는 2014년 11월 KDB산업은행과 동부건설이 보유한 동부당진발전(현 당진에코파워) 지분 60%를 2010억 원에 공동으로 인수했다. SK가스의 지분율은 45%로 투자금은 약 1500억 원이다. 그러나 당진에코파워 1·2호기는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으로, 공정률 10% 기준에 걸려 착공이 무산될 경우 SK가스는 지분 인수 비용과 설계비용 등 최소 2000억 원 이상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포스코에너지는 2014년 9월 4311억 원을 들여 동양파워(현 포스파워)의 지분 100%를 사들였다. 포스파워는 지난달 삼척포스파워 1·2호기 건설 인허가 서류를 정부에 제출했으며, 6월 환경부에 환경영향평가 제출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에너지가 투자한 금액은 지분 인수, 환경영향평가 등 대략 5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건설 허가를 취소하면 발전사들은 투입된 비용뿐만 아니라 향후 발전소 가동으로 얻게 될 이익까지도 포기해야 된다. 사업자들은 사업비 대비 연간 5% 이상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강릉안인 1·2호기도 약 5조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지만, 연간 예상 영업이익은 약 25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또한 발전소가 건립될 지역 경제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포스파워가 석탄발전소 건립을 추진 중인 강원 삼척 지역은 해당 발전소 건립을 통해 주변지역 지원금 약 1500억 원, 세금 약 3000억 원, 건설공사 참여 1500억 원, 지역 업체 참여와 물품구매효과 약 2500억 원 등 향후 약 8500억 원의 지역경기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무산될 경우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현재 업체들은 정부의 추이를 살핀 후 대응책을 고심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에 대한 조치는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6월 말까지 환경영향평가를 환경부에 제출해야 돼서 준비하는 절차 밟고 있다”며 “현재 어떤 대응을 하기보다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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